"유색인종이 우리 대체" 백인우월주의 극단범죄 부추긴다

전웅빈 2022. 5. 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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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와 소수인종이 백인을 대체하고 있다."

이후 '대전환 이론'은 극단적 백인우월주의 신봉자들의 사상적 토대가 됐다.

지난해에는 19건의 극단주의 범죄로 29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26명이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범죄였다.

2020년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살인 범죄는 전체 극단주의 범죄 15건 중 14건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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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혐오 '대전환 이론' 사상 뿌리
"이민자, 백인 몰아내" 음모론 확산
추종자 축적.. 대학 내 선전도 늘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라구나우즈시의 제네바 장로교회에서 15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주변이 봉쇄돼 있다. 전날에도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슈퍼마켓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민자와 소수인종이 백인을 대체하고 있다.”

프랑스의 인종주의 작가 르노 카뮈(사진)는 2011년 자신의 저서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에서 이렇게 주창했다. 이후 ‘대전환 이론’은 극단적 백인우월주의 신봉자들의 사상적 토대가 됐다. 미국 뉴욕주 북부 버펄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페이튼 젠드런도 이를 언급했다.

AP뉴시스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대전환 이론이 급속히 확산하며 테러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극단주의 폭력 사태 현장 대부분에서 해당 주장의 흔적이 발견됐다. 인종혐오 이론은 SNS를 타고 광범위하게 퍼졌고, 정치인과 극우 언론이 이를 언급하며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반명예훼손연맹(ADL)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극단주의자에 의해 살해된 443명 중 333명(75%)이 극우 성향 극단주의자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73%는 백인우월주의자 범죄였다. 지난해에는 19건의 극단주의 범죄로 29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26명이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범죄였다. 2020년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살인 범죄는 전체 극단주의 범죄 15건 중 14건을 차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전환 이론이 백인 민족주의자들을 국제적 무장 세력으로 바꿔놓았다”며 “(백인은 멸절할 것이라는) 종말론적 비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추종자를 축적했고, 인종차별주의 사상의 온라인 확산을 가속했다”고 분석했다. 대전환 이론은 극소수의 권력 집단이 자녀를 많이 낳는 아프리카와 중동 이민자들을 끌어들여 백인을 몰아낸다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처치 이슬람 사원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이민자들이 백인을 대체할 것”이라며 이 이론을 언급했다.

젠드런을 부추긴 것 역시 대전환 이론이다. 그는 범행 전 올린 성명서에서 “서방이 직면한 실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동료 백인에게 전파하고 서방을 구할 전쟁을 시작하게 될 추가 공격을 장려하는 것”이라고 썼다. 서방이 직면한 실제 문제는 바로 유색인종이 백인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백인우월주의 음모론은 이제 온라인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에서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ADL은 전단, 스티커, 현수막, 포스터 등의 도구를 활용해 백인우월주의 사상을 선전한 사례를 추적하고 있는데, 최근 2년간 확인된 것만 9940건(2020년 5125건, 2021년 4815건)에 달한다. 텍사스주에 기반을 둔 백인 우월주의 단체 ‘패트리엇 프런트’는 대학 캠퍼스 게시판 232개 중 190개에 백인우월주의 선전물을 올리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혐오에 기반을 둔 국내에서의 테러 행위를 종식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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