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러시아 진출 32년 만에 철수.."현지 기업인에 매각"
구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 시내에 첫 매장을 연 이후 32년간 러시아 시장을 지켜온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6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러시아에서 30년 이상 영업한 뒤 현지 시장에서 철수할 것임을 밝힌다"며 "러시아 사업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 증대로 러시아 내 사업의 지속적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내 사업체는 현지 기업인에게 매각할 계획이라며 다만 새 사업자는 맥도날드 상표나 로고 등은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맥도날드사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달 중순 맥도날드 매장이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문을 열고 현재의 직원과 공급 업자, 메뉴 등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앞서 지난 3월 초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상적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러시아 내 850개 영업점을 일시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6만2000명의 직원들에 대한 임금은 계속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지난 1990년 1월 모스크바 시내 푸시킨 광장에 1호점을 열고 이후 사업망을 지속해서 확장해 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1호점이 문을 연 날 서방식 햄버거를 맛보려는 시민들이 매장 앞에 약 450m나 긴 줄을 섰고, 질서 유지를 위해 민병대가 대기할 정도였다.
맥도날드는 붕괴하던 옛 소련으로 유입되던 자본주의의 상징이었고 "미국으로 갈 수 없으면 모스크바 맥도날드로 오세요"라는 텔레비전 광고가 나오기도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그동안 러시아 내 대중 요식업 분야 최대 납세 기업으로 요식업 부문 전체 세수의 25%를 담당했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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