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 제주맥주..김 빠진 주가

박승완 기자 2022. 5. 1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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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제주맥주, 라거시장 진출하지만..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문혁기 / 제주맥주 대표 : 저희 제주맥주 경영진들은 말씀 주신 흑자 전환이 저희 앞에 놓인 또 하나의 큰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앵커>

상장 1주년을 앞둔 제주맥주가 실적도 주가도 부진에 빠졌습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이래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고, 증권시장에서도 하락세를 거듭 공모가마저 무너진 상태입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오늘(5/16)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확장 청사진을 내놨는데,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제주맥주 기자간담회 어떤 내용이 나왔습니까?

<기자>

요약하자면 "한국 맥주 2.0 시대를 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맥주를 선보이고, 사업 협력 확대에 더해 세계 시장 공략을 통해서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CJ제일제당과 공동으로 제품 개발을 하고, 2024년부터는 K비어의 세계화에 나서겠다는 포부입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와 생산 계약(OEM)을 맺은 만큼 공급량을 늘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라거 맥주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건데요.

맥주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라거와 에일로 나뉘는데, 라거는 탄산과 청량함이 강하고, 에일은 맛과 향이 풍부한 게 강점입니다.

제주맥주는 에일 중심의 브랜드인데, 라거로 발을 넓혀 파이를 키우겠다는 의도이죠.

<앵커>

제주맥주는 국내 1위 수제맥주 기업이죠.

여기서 나아가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를 시도한단 뜻이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해 힘든 싸움이 예상됩니다.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와 테라, 롯데칠성의 클라우드까지가 전부 라거 맥주인데요.

당장 이들 업체들의 점유율이 80%가 넘고, 수십 년째 엎치락 뒤치락하며 맥주시장을 주도해 왔을 만큼 호락호락한 상대들이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제주맥주의 매출 90%가 나오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들이 수없이 쏟아지면서 최근 1년 반 동안 시장에 새로 출시된 맥주만 100개가 넘습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적극적인 마케팅이 절실하지만 그마저도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곰표 맥주, 말표 맥주에, 각종 협업이 쏟아졌죠.

편의점만 가도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게 보이는데, 홍보를 망설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재무 부담 때문입니다.

제주맥주는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는데요.

지난해 매출이 이전해 보다 32.3%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오히려 30억 원(64.9%) 가까이 늘었습니다.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죠.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 광고비용인데요.

제주맥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5억 8천만 원 수준이던 광고선전비가 2021년 34억 6천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브랜드 홍보를 강화했지만 기대 이하의 효과를 거뒀고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진 거죠.

적극적인 마케팅이 부담스러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적자 행진은 지난 분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1분기 영업손실은 14억 8천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커졌습니다.

<앵커>

적자가 계속 중이지만 제주맥주는 `테슬라 상장`으로 증시에 성공했죠.

최근 주가는 어떤가요?

<기자>

오늘 코스닥시장에서 제주맥주는 전 거래일보다 4.2% 오르며 장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빠지면서 2,500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맥주 한 캔 가격이 됐다"는 말이 나옵니다.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해 5월 26일과 종가(4,900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47.0%)이고, 공모가 3,200원보다도 낮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제주맥주를 `이익 미실현 기업 중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해 상장을 추진했는데요.

상장 이후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만큼 이러한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이익 내기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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