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땐 버드나무잎 우려 먹어라"..北방역 효과, 뜻밖 반전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폭증하자 북한은 경증 환자에 '고려 치료'(북한식 한의학)와 함께 민간 대증 요법을 권했다. 그런데 이 치료법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 고려치료 방법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한의학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2020년 보고서를 보면 의원부터 종합병원까지 1~4차 의료전달체계서 모두 고려의학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1차 의료서비스의 70%를 담당한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1990년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보건의료체계가 붕괴했고 경제봉쇄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반입이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전통의학인 고려의학과 고려 약은 북한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대증 치료법으로 패독산, 안궁우황환, 삼향우황청심환 등의 복용법을 안내하는 데에도 이런 배경이 영향을 줬을 거로 보인다. 실제 일부 관련된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할 효과가 있는 처방이라고 한의계에선 평가한다.
대한한의사협회 권선우 의무이사는 “패독산은 기본 처방에 다른 약재가 가감되면서 연교패독산, 형방패독산 등으로 처방 이름이 바뀌는데 기본적으로 급성 감염병에 사용한다”며 “즉각적인 해열, 진통 효과가 있고, 특히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어 단순 감기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등에 광범위하게 쓸 수 있다”고 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고창남 교수(한방내과)는 “갈근탕, 패독산, 마황탕 등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비슷한 효과를 갖고 있다”며 “항생제보다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항바이러스제 효과가 있다. 땀을 나게 하면서 몸살 증상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고창남 교수는 안궁우황환과 삼향우황청심환에 대해서도 “고열을 낮춰주면서 경련이 일어나는 걸 방지해준다”고 했다. 권 이사는 “통상 우황청심환은 혈액 순환 관련 심혈관계 문제에 사용하는 처방인데 코로나가 호흡기계 문제도 일으키지만 혈전 문제도 일으켜 그 부분에 대한 효과 개념으로 쓰는 게 아닌가 싶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고창남 교수는 “비록 한약이지만 약하게나마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중증 땐 입원 치료해야겠지만 가벼운 몸살 등이 있을 때 젊은 사람 중심으로 이런 걸 먹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간요법으로 금은화와 버드나무 잎 등을 물에 타 먹는 것도 소개했는데 전문가들은 인동초꽃이라 불리는 금은화의 경우 염증 치료에 좋다고 설명했다. 버드나무에는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는 살리실산 물질이 있어 잎을 달여먹으면 염증을 없애면서 해열 진통 작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뭐가 됐든, 코로나19 완치제가 아닌 대증 요법인 만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외 항바이러스 치료약으로 인터페론 주사약과 항생제(페니실린 등), 해열진통제(파라세타몰), 항염증제(볼테랜) 등도 안내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 물질인데 간염 바이러스 치료에 쓰이고, 2020년 초 코로나 약으로도 시도했는데 효과가 없었다. 팍스로비드 등이 없는 상황에서 고육지책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의약품 지원이 이뤄질 경우 당장은 백신보다 치료제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김병로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16일 서울대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등이 연 ‘북한 오미크론 사태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백신 효과는 나중에 나타나니 치료제에 집중해 항생제나 필요한 부분의 치료약을 다량으로 공급하면 상당 부분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에 너무 주력하기보다 당장 환자 치료에 시급한 조치를 먼저 챙기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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