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질학 선구자' 정창희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이종길 2022. 5.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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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희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 지질학의 선구자다.

후기 고생대 퇴적층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지층의 시공간 관계를 연구했다.

지질조사소, 연료선광연구소, 광업기술원양성소를 통합한 지질광산연구소에서 지질과장으로 재직하며 한국 지층의 층서 연구를 주도했다.

특히 1954년에는 서울대 최초로 지질학 논문을 발표해 지질학 연구의 토대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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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고생대 퇴적층 새로운 기준 제시
평생을 지층 시공간 관계에 매달린 학자

정창희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 지질학의 선구자다. 후기 고생대 퇴적층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지층의 시공간 관계를 연구했다. 모든 조사는 현장에서 직접 진행했다. 기존 논문만 참고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질학자는 반드시 야외에 나가 조사를 해야 한다. 망치를 들고 돌을 깨면서 직접 지질도를 만들어야 한다. 고전적인 방법으로 만든 지질도가 학문의 설명서이고 학자의 논문이 된다."

한반도 곳곳을 누비며 땅의 역사를 새로 쓴 정 교수가 지난 15일 별세했다. 향년 102세. 고인은 1920년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태어나 평양 대동공업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질조사소, 연료선광연구소, 광업기술원양성소를 통합한 지질광산연구소에서 지질과장으로 재직하며 한국 지층의 층서 연구를 주도했다. 약 2년에 걸쳐 광산 127곳과 탄전 9곳을 조사했다. 관련 성과는 1967년 발간된 '한국의 광물 자원(Mineral Resources of Korea)'에 자세히 수록됐다. 지금도 한국 광물 자원에 관한 매우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1952년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긴 그는 층서학을 전담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특히 1954년에는 서울대 최초로 지질학 논문을 발표해 지질학 연구의 토대를 구축했다. 정부 주도의 연구도 병행했다. 1961년 시행된 '태백산지구 지하자원 조사'에서 삼척탄전 지역 제5지구를 맡아 조사단을 통솔했다. 당시 사업에서 큰 성과를 얻어 지질 도폭 조사의 필요성은 전 국토로 확대됐다. 고인은 그 뒤에도 대전, 광주, 목포, 서울, 서산, 여수, 춘천 도폭 조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해 1973년 남한 전역의 1대 25만 지질도 발간이 이뤄지는 데 일조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지질학 체계를 한국 현실에 맞게 바꾸기도 했다. 1969년 삼척탄전을 한반도 남부의 상부 고생대 퇴적층을 대표하는 새로운 표식지로 삼고 층서를 고목층군·철암층군·황지층군으로 세분화했다. 그의 연구로 '평안계' 호칭은 '평안누층군'으로 대체됐다. 오늘날 상부 고생대층 표준 층서로 자리 잡아 연구자 대부분이 따르고 있다. 고인은 공로를 인정받아 운암지질학상, 대한민국학술원상 저작상,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나열·나현 씨와 딸 나희·나미 씨, 사위 김호철·장유진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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