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킬링 이브4' 각기 다른 여자들의 기묘한 연대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킬링 이브4’는 기묘하다. 지금까지 다른 길을 걸어왔던 캐릭터들이 한데 모이는가 하다 또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여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연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최근 OTT 서비스 업체 왓챠에서 ‘킬링 이브4’가 공개됐다. 매력적인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조디 코머 분)과 평범해 보이는 영국 정보부 요원 이브(산드라 오 분)의 쫓고 쫓기는 내용을 담은 ‘킬링 이브’는 지난 2018년 미국 BBC 아메리카에서 처음 방송된 이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킬링 이브4’는 2018년 시작된 시리즈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다.
이번 시즌의 시작은 다리에서 헤어진 이후 빌라넬과 이브의 새로운 삶으로부터 시작된다. 빌라넬은 킬러가 아닌 자신은 누구인지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하고, 이브는 빌라넬에게 사로잡혀 빼앗긴 삶을 되찾으려 한다.
MI6 대러시아 부서의 수장이었던 캐롤린 마텐스(피오나 쇼 분)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시즌 과거와 얽힌 인물들과 마주하며 자신이 어떻게 흘러 현재에 다다르게 됐는지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 아들의 죽음과 계속되는 딸과의 감정적 갈등은 캐롤린이 진짜 누구의 편인지, 그는 무엇으로 사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트웰브의 간부 헬렌(카밀코탄 분) 역시 이번 시즌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트웰브에 대한 헬렌의 고찰은 조직의 상황을 뒤바꾸고, 헬렌을 중심으로 이브, 빌라넬, 캐롤린을 모이게 한다. 서로 다른 처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인물들이 동거 아닌 동거, 협력 아닌 협력에 돌입하는 셈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를 이용하고 뒤통수를 치기도 하면서 이번 시즌을 타이트하게 이끈다.
새로운 캐릭터도 있다. 빌라넬이 속한 트웰브에 들어오고자 하는 신입과 트웰브의 일을 받아서 하는 킬러다. 콘스탄틴(킴 보드니아 분)과 빌라넬은 이들에게 연민과 공감 등을 느끼고, 자신의 삶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간다.
‘킬링 이브4’는 따로 또 각자의 이야기다. 대를 위해 소를 타협하자거나, 일단 눈 앞에 적이 있으니 손을 잡자는 등의 직접적인 연대는 없다.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느껴온 억압에서 벗어나고 의문점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이들은 순간순간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복잡한 감정을 나눈다.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사라진다. 다만 이번 시즌의 차이점은 이들의 삶에 더는 의문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죽더라도 소명을 다 하고, 끝까지 자신이 할 일을 한다. 세상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겐 씁쓸한 결말로 보일 수 있겠다. 그리고 어쩌면 본래 삶이란 아무리 최선을 다해 살았더라도 씁쓸한 끝 맛을 남기는 것일지 모른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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