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 2030 금쪽이

2022. 5. 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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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없지만, 육아 방송은 본단다.

육아를 넘어서 국민 멘토로 불리고 있는 오은영. 2006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시작으로 각종 방송에서 육아, 관계, 삶에 대한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던 그녀다. 아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프로그램은 〈금쪽같은 내새끼〉 일 것. 자녀에 대해 가장 적합한 육아법을 제시해주는 방송이지만 가장 큰 반응을 이끌어냈던 타겟층은 놀랍게도 학부모가 아닌, 2030 세대였다. 가족보다는 1인 가구, 자녀 양육은 둘째치고 비혼과 비출산이란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 시대에 〈금쪽 같은 내새끼〉를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가족, 그리고 육아를 다룬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 변화에 대해, 애청자들에게 물었다.

「 나는 나를 육아한다 | PHY 33세 」
사실 육아 방송에 관심도 없었어요.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애도 없고, 결혼도 안 했는데. 하도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본격 비혼, 비출산 권장 프로그램이라며 〈금쪽같은 내새끼〉를 추천해 주길래 보기 시작했죠. 처음엔 그저 남의 사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오은영 박사님의 분석을 눈물을 훔치며 듣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 그 정도와 디테일한 부분만 달랐지, 모두 제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더라고요. 제가 싫어했던 제 성격의 한 부분들, 유독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들이 왜 그랬는지, 마치 고고학자가 된 듯 하나하나 제 역사를 짚어보게 됐죠. 그렇게 제 최애 방송이 됐어요. 30대가 되고 나서야 저 스스로를 돌보고, 비로소 제가 원했던 방식으로 저를 육아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 그땐 왜 없었을까 | KSB 30세 」
아쉬움이 더 커요. 내가 어렸을 때도 이런 방송이 있었다면, 나와 부모님의 관계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죠. 예전에는 너무나 단순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 말씀은 무조건 들어야 하고, 제 의견을 이야기하면 ‘말대꾸’ 취급을 받으면 더 혼이 나곤 했죠. 아마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모두가 그랬을걸요? 지금 이 세대가 비혼, 비출산을 외치는 건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좋은 가족 모델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 자신이 겪은 고통이 또 대물림 될까봐 무서워서이기도 하거든요. 이전 시대에도 육아의 중요성이 개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더 빠르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용서까진 아니더라도 | PMK 27세 」
부모님과 정말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 갈등은 더 커졌죠. 부모님과 대화 한마디 없이 TV 채널만 돌리던 어느 날, 〈금쪽같은 내새끼〉의 재방송을 보게 됐어요. 처음엔 모두가 ‘쟤 왜 저래’와 같은 추임새를 넣으며 눈쌀을 찌푸렸지만, 오은영 선생님의 해석을 듣고는 모두가 숙연해졌어요. 사연 속 아이와 부모가 가지고 있는 상처와 콤플렉스가 저희 가족과 참 닮아있었거든요. 그 뒤로 방에 들어와 모든 방송 속 오은영 선생님의 멘트를 찾아보게 됐죠. 처음엔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다가 그 다음엔 부모님을 향한 원망과 분노가 일어났어요. 그리고 지금은 저와 부모님에게 좀 더 관대해지게 됐죠. 예전엔 소리부터 지르고 짜증부터 냈다면, 이젠 한 번 더 생각해요. 그럴만한 이유와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면서요. 이미 제가 제 자신을 헤아려주니 그 분노가 조금은 사그라들더라고요. 그렇다고 물론 사이가 한 번에 좋아졌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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