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멀티홈런' 이재원, LG 우타거포 찾았다

양형석 2022. 5. 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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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5일 KIA전 멀티홈런 포함 4안타4타점2득점 맹활약, LG 위닝시리즈

[양형석 기자]

LG가 KIA를 상대로 1패 뒤 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2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6-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주말 2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LG는 이날 최하위 NC 다이노스에게 7-8로 패한 선두 SSG 랜더스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23승15패).

LG는 선발 이민호가 5이닝을 3피안타 비자책2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째를 챙겼고 김대유, 이정용, 정우영, 이우찬으로 이어지는 4명의 불펜투수가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에서는 1번 홍창기와 9번 서건창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8번 지명타자에 배치된 이 선수의 원맨쇼가 단연 돋보였다. 4회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프로 데뷔 첫 멀티 홈런을 기록한 LG의 우타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그 주인공이다.
 
 LG 이재원
ⓒ LG 트윈스
 
LG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우타거포

LG와 두산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잠실야구장은 중앙펜스 125m, 좌우펜스 100m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따라서 다른 구장에서는 홈런이 될 타구가 잠실야구장에서는 펜스에 맞거나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잠실야구장은 자연스럽게 투수들이 선호하는 구장이 됐다. 실제로 다니엘 리오스와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등 지방구장을 쓰다가 잠실을 쓰는 팀으로 이적한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성적이 향상됐다.

반대로 타자들은 LG나 두산으로 이적하면 장타력 하락을 경험하게 된다. 1999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한 해 동안 32홈런을 기록했던 '양신' 양준혁은 LG 이적 후 2년 동안 29홈런을 때리는 데 그쳤다. 따라서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와 두산의 타자들은 전통적으로 많은 홈런을 노리는 거포형 선수들보다는 정확한 타격으로 많은 안타를 생산해내는 교타자를 지향하는 선수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두산에는 김동주와 심정수 등 거포형 타자들이 심심찮게 등장했지만 LG에는 유독 우타 거포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좌타자 중에는 1999년 30홈런을 기록했던 이병규(LG 2군 타격코치)도 있었고 2020년 38홈런을 때려낸 로베르토 라모스(워체스터 레드삭스)도 있었다. 하지만 우타자 중에서는 좀처럼 잠실야구장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터트려 주던 거포형 우타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LG가 우타 거포 육성에 소홀히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LG는 2002년 KIA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거포 유망주 김상현을 영입했지만 김상현은 LG에서 활약한 7년(군복무 포함) 동안 32홈런을 기록한 후 다시 KIA로 돌아가 2009년 한 해 동안 36홈런을 터트렸다. 역대 5번의 홈런왕에 등극했고 올해도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KT 위즈) 역시 LG 시절에는 그저 실패한 유망주에 불과했다.

외국인 거포들도 마찬가지. 1999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40홈런을 기록했던 찰스 스미스는 2000년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잠실에서는 단 15홈런을 때려내는 데 머물렀다. LG 역사상 가장 성공한 외국인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 역시 2016년 26홈런을 기록하며 30홈런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우타거포 기근에 시달려 온 LG이기에 올 시즌 이재원의 등장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LG의 우타 거포 유망주, 2경기서 3홈런7타점 폭발

SSG랜더스의 포수와 이름이 같은 외야수 이재원은 강백호(KT)와 함께 서울고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다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LG에 지명됐다. 이재원은 루키 시즌부터 컨택은 다소 약하지만 힘은 당장 1군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원은 2019 시즌이 끝나고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호주리그에서 대형 홈런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거포 본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이재원은 2020년 1군에서 16경기에 출전해 22번 타석에 설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20타수1안타(타율 .050)1득점11삼진으로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홈런은커녕 단 하나의 장타도 없었던 실망스런 결과였다. 이에 이재원은 2020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군에 입대할 계획을 세웠지만 상무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재원의 입대가 무산된 것은 LG에게 다행스런 일이 됐다.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던 이재원은 작년 7월 1군에 올라와 8월11일 SSG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62경기에서 타율 .247 5홈런17타점22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렇게 이재원은 LG의 우타 거포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올 시즌이 시작되자 문보경, 문성주 등 비슷한 또래의 유망주들이 먼저 두각을 나타내면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팀 내 우타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해 지난 6일 이재원을 1군으로 불러 들였다. 그리고 이재원은 5월에 출전한 8경기에서 타율 .455(22타수10안타) 3홈런9타점6득점을 기록하며 '공포의 8번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15일 KIA전에서는 4회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4안타2홈런4타점2득점을 기록하는 '인생경기'를 펼치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LG구단 역사상 한 시즌에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우타자는 2010년 28홈런을 터트린 조인성(LG 배터리 코치)이었다. 이재원이 최근 2경기에서 3홈런을 때려내는 무서운 장타력을 보여줬다고 해서 당장 올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멀게만 보였던 잠실야구장의 외야펜스를 손쉽게 넘겨 버리는 이재원의 호쾌한 스윙은 긴 세월 동안 우타거포를 애타게 기다렸던 LG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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