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패닉셀' 나스닥 위협할까?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2. 5. 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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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6일 개장 전 뉴욕증시 미리보기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2일 국내 거래소 빗썸의 서울 강남구 고객센터 전광판과 태블릿PC에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같은 날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연계된 네이티브 토큰 루나의 패닉셀에 휘말려 동반 하락했다. 뉴시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16일(한국시간) 밤부터 닷새간 반등을 꾀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간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지난주 2% 넘게 하락했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추세를 상승으로 전환했다.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의 연설,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서 촉발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의 수급 변화가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종반부로 들어간 올해 1분기 ‘어닝 시즌’에선 월마트 같은 유통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1. 테라·루나 폭락, 자산시장 강타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루나의 폭락은 지난주 세계 자산시장을 강타한 사건으로 꼽힌다. 루나는 불과 열흘 전인 지난 7일만 해도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10만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됐다.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네이티브 토큰 루나의 연계 알고리즘 붕괴로 투매에 휩쓸리면서 지난주 내내 급락했다.

루나의 지난 12일 하루 낙폭은 90%를 넘겼다. 주간 낙폭은 99.99% 이상으로 늘어났다. 루나는 16일 오전 7시20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0.000223달러(약 0.29원)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 거래가는 국제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비싸다. 루나는 같은 시간 빗썸에서 1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루나의 국내 거래가가 해외보다 약 4000배나 비싼 셈이다.

국제 시세보다 비싼 국내 거래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통상 가상화폐 시장의 강세장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루나의 ‘김치 프리미엄’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빗썸의 상장폐지 전까지 큰 변동성을 이용한 단타 매매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야말로 ‘죽음의 단타 대회’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트위터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다. 내 발명품(테라‧루나)이 여러분에게 고통을 안겨 비통하다”고 적었다. 권 CEO의 트윗에서 테라·루나의 재기가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악재에서 찾아온 ‘김치 프리미엄’과 단타 매매는 투자심리를 위축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장화폐’ 비트코인의 가격도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 3만1188달러(약 400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주일 전 대비 하락률은 8.88%다.

한국·미국을 포함한 각국 증권시장과 금융 당국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손실이 자산시장의 유동성을 훼손할 수 있는 데다 핀테크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탓이다.

가상화폐 시장 규제론은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테라의 폭락은 통화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스테이블코인 발생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공포를 느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자금이 기술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루나의 하루 낙폭이 90%로 확대된 지난 12일 밤부터 뉴욕증시의 성장주에서 급등세가 나타났다. 미국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가 19.23%, 전기차 기업 리비안 오토모티브가 17.96%, 인공지능 대출 플랫폼 업스타트 홀딩스가 17.07%씩 상승했다.

2. 트위터 인수전 ‘혼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SNS 플랫폼 트위터 인수를 놓고 연일 잡음을 내고 있다. 지난 13일 “트위터의 허위 계정이 전체 사용자의 5% 미만이라는 근거를 기다리는 동안 인수 작업을 일시적으로 보류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로 인해 트위터는 14일 마감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67%(4.36달러) 폭락한 40.72달러에 장을 마쳤다.

머스크의 인수 보류를 놓고 일각에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트위터 인수를 위한 46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다. 그중 210억 달러를 자기자본으로 마련해야 한다. 재벌과 사모펀드의 협력을 끌어냈지만 여전히 거액이 필요하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전 잡음은 지난 주말 내내 끊이지 않았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트위터 법무단이 전화를 걸어와 기밀유지협약 위반을 항의해 왔다”며 트위터에 토로했다. 머스크는 9300만 팔로어와 연결된 ‘파워트위터리언’이다. 트위터를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팔로어의 지지를 끌어내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3. 어닝 시즌 막바지

뉴욕증시 안팎의 혼란에서 주요 3대 지수의 장기적 상승을 위해 필요한 건 기업의 성장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 유통·소매 기업 월마트·타깃·홈디포·로우스, 통신장비 기업 시스코 시스템즈, 게임개발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그중 주목을 끄는 건 오는 17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본장 개장을 앞두고 시간 외 매매에서 공개될 월마트의 분기 실적이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월마트의 주당순이익(EPS)을 1.48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EPS 1.69달러보다는 하향된 전망치가 제시됐다.

미국 증권·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13일 “월마트가 지난 8분기 동안 팩트셋의 매출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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