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사역 상황보다 주님과의 일대일 관계부터 돌아봐야"

박용미 2022. 5. 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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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전파·치유' 사역 힘쓰는 유승대 은평성결교회 목사
유승대 은평성결교회 목사가 지난 12일 서울 은평구 교회에서 목회자의 기본인 기도와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신석현


전도사 시절 상가 2층에 개척한 교회가 1520㎡(약 460평) 대지에 예배당을 지을 정도로 부흥했다. 청빙받아 간 다음 교회는 성도 수가 4배 늘어났다. 부임 5년 차인 현 교회에서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교회 재정이 14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 것 같은데 유승대(59) 은평성결교회 목사가 강조한 것은 ‘기도’와 ‘말씀’이었다. 너무 평이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을 때 유 목사는 한 마디 덧붙였다.

“목회자는 주님과 깊이 사귀고 묵상해서 얻은 말씀의 양식을 성도들에게 주는 것으로 행복해야 합니다. 그 후에 따라오는 부흥은 하나님의 영역이고요.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하죠. 외적 상황과 환경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이 하나님과 친밀히 지내고 있는지 일대일 관계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는 오직 기도와 말씀에 의지해 교회를 세운 산 증인이다. 지난 12일 서울 은평구 교회에서 만난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기도원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목회자로 콜링을 받았다. 그때부터 새벽에 기도를 시작하면 아침 8시까지 시간가는 줄 몰랐다. 새벽기도는 지금까지 39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또 하나 시작한 것이 하루에 20장씩 소리 내어 성경을 읽는 것이었다. 하루 3~4시간씩 읽다 보면 2달 안에 성경 일독이 가능했다. 36독을 하고 나자 대략적인 성경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말씀을 통해 성령의 인도를 받는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기도로 하나님과 교제하고 성령이 길을 예비하시니 나의 목회가 내 주관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향하게 됐습니다.”

그의 사역은 하나님이 주시는 응답을 따라가는 길이였다. 1989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산하 부산신학교를 졸업하고 92년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에 흥해성결교회(현 새벽이슬교회)를 개척했다. 그곳에서 사역한 13년 6개월 동안 매년 성도 수가 늘었다. 250석으로 지은 예배당이 모자라게 되자 그는 새 예배당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얼마나 큰 예배당을 원하니”라는 음성에 “1000명이 앉을 수 있는 예배당을 주세요”라고 노트에 적었다. 그날 오후 포항 남구에 있는 포항성결교회 장로로부터 담임목사 청빙 연락이 왔다. “우리 예배당이 필요한 것이지 개척한 교회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에 바로 거절했죠. 그런데 통화 말미에 장로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우리 교회 예배당이 1000석인데 목사님이 오셔서 부흥을 시켜주면 좋겠다’라고요.”

그렇게 부임한 포항성결교회에서 2006년부터 12년간 사역했다. 주님이 공생애 기간 하신 양육 전파 치유 사역을 따르는 것이 주님의 몸 된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소그룹 모임으로 말씀을 가르치고 전도와 선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역 치유 사역으로 세상도 하기 싫어하는 일, 돈이 안 되는 일을 찾은 끝에 정신질환자를 위한 브솔시냇가사회복지재단을 세웠다. 재단은 주간 재활시설 운영, 취업 프로그램 제공, 그들이 공동 생활할 수 있는 주택 마련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또 정신질환자들을 일반 소그룹 모임에 포함하고 주일예배도 같이 드리게 하면서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설 수 있도록 격려했다.

끊임없이 이어온 기도와 성경 묵상은 설교할 때는 물론이고 심방할 때 특별한 기적을 낳았다. “심방을 가기 전에 대상 가정을 생각하며 머릿속 성경을 한장 한장 넘겨봅니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좋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죠. 그렇게 성도들을 만나면 십중팔구는 그 가정에 꼭 필요한 말씀을 전하게 됩니다.” 자신보다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이끌어주는 영적 목자의 모습에 성도들은 그를 신뢰하고 따랐다.

2018년 그에게 또 한번 주님의 인도하심이 찾아왔다. 당시 갑작스럽게 담임목사가 사임한 은평성결교회에서 청빙 요청이 왔다. 즐겁고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던 포항에서 굳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교회로 올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 ‘십자가를 지라’고 말씀하셨다. “외국 유학을 다녀오거나 높은 학위가 있는 후보들이 많았죠. 그러나 내세울 것도 없는 미천한 제가 기본과 본질만 붙잡고 우직하게 달려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는 이곳에서도 양육 전파 치유 사역을 이어갔다. 올해도 전도에 심혈을 기울여 432명이 등록했고, 연말까지 6명의 선교사를 파송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해 장애인 주간 보호시설 ‘축복의 통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늘 배움터’, 어린이집과 어린이 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 부서인 ‘베데스다부’에는 200여명의 장애우들이 와서 예배를 드릴 정도로 주변에 입소문이 났다. 앞으로도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심어주고 지역을 섬길 수 있는 다양한 사역을 펼칠 예정이다.

“성도들이 하나님과 일대일의 친밀한 관계를 맺게 하려면 목회자가 먼저 자신의 영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목회자가 리더의 마음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때 성도가 변화되고 한국교회가 새로워질 것입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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