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선교 하나 돼 쇄신의 길 가야"

서윤경 2022. 5.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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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선교학자로 국내 선교학의 기틀을 잡은 노(老)선교사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끼리끼리 모인다'며 애정 어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교회는 아시아 기독교 최고 모델입니다. 개인주의 선교에서 벗어나야 하고 교회 건물을 짓고 학교를 세우는 등 보이는 선교에만 힘을 쏟아서는 안 됩니다. 이제라도 현지인 지도자를 키우는 선교, 제자를 키우는 선교에 힘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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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선교학자 전호진 박사
문집 헌정 예배·세미나서 작심발언
1세대 선교학자인 전호진 박사가 지난 9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전호진 박사 문집 헌정예배와 기념세미나’를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1세대 선교학자로 국내 선교학의 기틀을 잡은 노(老)선교사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끼리끼리 모인다’며 애정 어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선교가 쇄신의 길을 가야 한다는 충고도 더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는 최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전호진 박사 문집 헌정예배와 기념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후배 선교사들과 제자들은 1970년대부터 선교학자이자 선교사의 길을 걸으며 후학을 양성하고 해외 선교학 자료를 소개해 온 전호진 박사의 발자취를 정리한 문집 ‘땅끝까지 세상(世上) 끝날까지’를 발간, 헌정했다.

전 박사는 “문집을 보니 300여편의 논문을 썼더라. 당시엔 선교학 교수가 없었으니 기고 청탁만 오면 거절하지 않고 썼던 것 같다”며 “오래전 썼던 글까지 찾아내 문집으로 엮어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교가 보완해야 할 점을 보탰다. 그는 “캄보디아에 있을 때 매월 서양 선교사들은 교파를 초월해 친교를 위해 모이는 걸 봤다. 그런데 우리는 끼리끼리 모였다”면서 “이게 우리 한국 선교”라고 지적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한다. 한국교회와 선교가 제발 하나 되기 바란다. 코로나 이후 한국 선교가 반성과 회개를 통해 업그레이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예배 후 진행한 기념 세미나에선 제자이자 후배 선교사들이 전 박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며 문집에 게재한 헌정 논문을 발표했다. 백석대 장훈태 전 교수는 전 박사를 “복음주의적 개혁주의자이며 선교사들의 영적 선생님이었고 학자였다”고 표현했다.

세미나 이후 전 박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1세대 선교학자로 50여년간 후학을 양성하면서 강조한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첫손에 ‘자립 선교’를 꼽았다. 전 박사는 “78년 9월 선교학 박사를 줬던 유일한 학교,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을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와 자립 선교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자립 선교의 핵심은 돈으로 선교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나이 들어 미움받는 소리 듣고 싶지 않은데 부득이 해야겠다”며 작심한 듯 말을 꺼냈다. 그러고는 “해외 사역지에서 언어가 안 되니 돈으로 선교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돈 떨어지면 문 닫게 된다”면서 “돈 없는 지역은 영적으로 더 뜨거운데 그걸 모르고 돈으로 운영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강조했다. 돈으로 선교하면 안 된다는 데는 더 큰 이유가 있었다. 그는 “돈이 개입되는 순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종속관계가 된다”고 강조했다.

전 박사가 한국교회와 선교단체에 바라는 건 하나다. “한국교회는 아시아 기독교 최고 모델입니다. 개인주의 선교에서 벗어나야 하고 교회 건물을 짓고 학교를 세우는 등 보이는 선교에만 힘을 쏟아서는 안 됩니다. 이제라도 현지인 지도자를 키우는 선교, 제자를 키우는 선교에 힘쓰기를 바랍니다.”

천안=글·사진 서윤경 기자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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