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윤상의 세상만사] 여인천하 정난정, 그리고 강수연

2022. 5. 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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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월 5일부터 2002년 7월 22일까지 장장 150부작으로 방송된 드라마 '여인천하'는 조선시대 '요녀'로 대표되는 '정난정'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다.

조선 명종 때의 여인 정난정은 천민이었지만 타고난 미모와 재기를 발휘하여 정경부인의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배우 강수연은 '여인천하'에서 마치 전생에 정난정이었던 것처럼 신들린 연기를 하여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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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월 5일부터 2002년 7월 22일까지 장장 150부작으로 방송된 드라마 ‘여인천하’는 조선시대 ‘요녀’로 대표되는 ‘정난정’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다.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시청률이 높아서 100회를 추가해 최종 150부작으로 방송했다. 배우 강수연이 정난정 역할을 맡아 열연했고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로 남았다.

조선 명종 때의 여인 정난정은 천민이었지만 타고난 미모와 재기를 발휘하여 정경부인의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난정은 무관 정윤겸과 군영에 소속된 관비 출신 이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조선시대 어머니의 출신성분을 따르게 한 ‘종모법’에 따라 정난정은 출생과 동시에 천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천민이었던 정난정이 어떻게 외명부 정1품 정경부인에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남편을 잘 만났다. 누이 문정왕후의 수태 불공을 드리려 봉은사에 갔던 윤원형이 보우대사의 소개로 그녀를 만나 한눈에 반해버렸다. 문정왕후가 누구인가. 연산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중종의 계비로 중종 사후 인종, 명종기 최고의 권력자가 아닌가.

예나 지금이나 출세하기 위해서는 최고권력자와 지근거리에 있어야 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최고권력자의 지근거리에서 눈에 띄지 않으면 출세하기 어렵다. 귀가 얇은 최고권력자를 만나 지근거리에서 잘만 속삭이면 인생을 한 방에 역전시킬 수 있다. 그런데, 최고권력자인 문정왕후의 동생과 연이 닿은 것이다.

정난정에 눈이 먼 윤원형은 정실부인 김씨가 있었음에도 기어이 그녀를 소실로 들였다. 이때부터 정난정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불심이 깊었던 문정왕후는 정난정의 불심에 감동해 그녀를 측근 중의 측근으로 삼았다. 정치를 돈으로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나 보다. 문정왕후의 최측근이 된 그녀는 누구보다 빨리 돈줄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부지런히 재산을 긁어모아 남편 윤원형의 정치자금을 댔다. 결국 윤원형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인 영의정에 올랐고 정난정은 정경부인의 지위를 얻었다.

그러나 최고권력자에 기댄 출세는 최고권력자의 몰락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어있다.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윤원형과 정난정은 황해도 강음 땅으로 내쫓겼다. 그곳에서 정난정은 ‘정경부인이 되었어도 천비는 끝내 천비인가 보다. 그래도 나는 정경부인으로 죽으련다’라는 말을 남기고 미련 없이 목숨을 끊었고, 그녀의 죽음에 넋을 잃은 윤원형도 그로부터 5일 후 같은 방법으로 자살했다.

권력과 부를 차지하기 위해 들인 그녀의 노력에 비하면 허무한 몰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몰락은 쉽게 잊고 영화로운 순간만 기억하고 싶어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최고권력자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제2의 정난정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고,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다.

배우 강수연은 ‘여인천하’에서 마치 전생에 정난정이었던 것처럼 신들린 연기를 하여 감탄을 자아냈다. 수많은 시청자는 그녀가 정난정이라도 되는 양 지탄함과 동시에 그녀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우리 방송과 영화를 빛냈던 그녀가 아직 젊은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녀가 다음 생에도 우리에게 행복을 전달해주는 존재로 다시 오기를 기대하며 이번 생의 그녀를 보낸다.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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