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렸다 하면 유효슛' 손흥민, 포프의 신들린 선방에 막혔다.. 남은 득점왕 기회는 단 한 경기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슛을 많이 시도하지 않았지만 문전에서 공을 잡았다 하면 골이나 다름 없는 슛을 날렸다. 그럴 때마다 손흥민을 저지한 건 번리 골키퍼 닉 포프의 신들린 선방이었다.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번리에 1-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이 일단 4위에 올랐다. 37라운드를 먼저 치른 토트넘이 승점 68점으로 4위를 탈환했다. 기존 4위 아스널은 승점 66점인데, 17일 아스널이 뉴캐슬을 꺾을 경우 4위로 복귀하면서 토트넘을 5위로 돌려보내게 된다. 아스널이 무승부 이하에 그치면 토트넘이 4위를 유지한다.

강등권 번리는 승점 34점으로 17위다. 18위 리즈유나이티드와 마찬가지로 36경기씩 치른 가운데 승점 34점으로 동률이다. 아슬아슬한 잔류 경쟁 중이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와 호흡을 맞춰 공격을 했다. 평소처럼 모우라가 드리블로 상대를 헤집고, 케인이 전방에서 버티고, 손흥민이 그 사이에서 연계 플레이를 하면서 골을 노리는 조합이었다.

이날은 케인이 페널티킥 득점뿐 아니라 슛 기회를 많이 잡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토트넘은 슛 횟수 21회 대 6회로 번리를 압도했는데, 케인 혼자 상대팀 전체와 맞먹는 슛 6회를 시도했다. 손흥민은 2회에 그쳤다.

손흥민의 두 번 뿐인 슛은 모두 위협적이었다. 후반 20분 오른쪽부터 시작된 공격이 손흥민, 케인을 거친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를 통해 왼쪽 윙백 라이언 세세뇽에게 연결됐다. 세세뇽의 컷백 패스를 받은 건 어느새 문전으로 침투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넘어지면서 발을 댔는데 포프가 기막힌 선방으로 막아냈다.

후반 36분에도 세세뇽의 패스가 손흥민에게 이어졌다. 이번엔 손흥민이 특유의 유연한 퍼스트 터치에 이은 터닝슛을 날렸다. 터닝슛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 강슛이 포프의 머리 옆으로 날아갔는데, 포프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왼손을 뻗어 쳐냈다.

포프는 번리의 수호신다운 선방을 펼쳤다. 번리는 지난 2월 전반기 대결 때 토트넘에 1-0으로 승리한 바 있으며, 아스널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상대로 무승부를 따내는 등 이번 시즌 만만찮은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그럴 때마다 중심에 포프가 있었다. 포프는 한때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 경쟁까지 했을 정도로 뛰어난 선방 능력을 인정 받아 온 선수다. 이날 포프는 케인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아예 몸을 날리지도 못하며 실점했다. 대신 손흥민의 슛은 아무리 결정적이라도 번번이 막아내면서 득점왕 도전을 방해했다.

손흥민은 앞선 아스널전에서 21호 골을 넣으면서 득점 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22골)를 한 골 차로 추격했다. 번리전에서 골을 넣지 못하면서, 남은 기회는 1경기로 줄어들었다. 23일 노리치시티를 상대하는 최종전에서 살라의 골을 따라잡으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

득점왕 경쟁자인 살라는 한 달 가까이 득점이 멈췄다. 지난 4월 20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 2득점 이후 4경기 무득점이었다. 맨유전에 앞서 역시 한 달 정도 무득점 기간을 거치는 등 후반기 득점 추이가 전반기보다 뚝 떨어졌다. 전반기는 경기력과 공격 포인트를 통틀어 세계 최고 선수라는 찬사까지 받았으나 최근에는 그만한 파괴력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가벼운 부상까지 입었다. 15일 FA컵 결승에서 첼시를 상대하던 중 전반 33분 디오구 조타로 교체됐다.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팀은 살라 없이 승부차기 끝에 우승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 이튿날 인터뷰에서 첼시전 도중 빠진 살라와 버질 판다이크 모두 가벼운 부상이라 별 걱정은 없지만, 다음 경기가 단 사흘 뒤인 18일 사우샘프턴전이라 출장이 불투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