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보다 비싸니..경유차 매력 사라졌다, 판매 42% 급감

백민정 2022. 5. 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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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이 써붙어 있다.지난 11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947.6원을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1946.1원)을 14년 만에 역전했다. [연합뉴스]


경유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경유 승용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의 판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유 승용차 판매량은 4만3517대(국산 3만4593대· 수입 892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7만4346대(국산 6만1516대·수입 1만2830대)가 팔렸다. 1년새 판매량이 41.5% 줄어든 것이다. 1분기 경유차 판매 비중도 13.5%로 2008년 18.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올해 치솟은 경윳값이 차 판매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 최근 경유 가격은 휘발유를 제칠 정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L당 1947.6원을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1946.1원)을 14년 만에 역전했다. 12일엔 전날보다 4.6원 오른 1952.2원을 기록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휘발유 가격과 격차도 더 벌어졌다.

15일 현재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966.1원으로 더 올랐고, 서울은 2020.5원으로 200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5월 가격이 1300~1400원대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유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탓이 크다. 세계적인 경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상당 부분 막히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져서다. 러시아 의존도가 60%에 이르는 유럽이 다른 공급처를 찾으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경유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경유 승용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유차는 그러잖아도 최근 몇 년새 판매량이 하향 추세였다.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게이트’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점차 경유차 비중을 줄이면서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힘을 받으며 경유차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경유차 판매가 많은 기아는 2018년 39.1%에 달했던 경유 승용차 비중을 올해 1분기 11.7%까지 줄였다. 경유 승용차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던 아우디, BMW, 벤츠의 경유차 비중도 2018년 각각 69%, 61%, 35%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11%, 5%, 22%로 크게 낮아졌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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