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 5.18을 노래하다

정진영 입력 2022. 5. 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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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조사 주요 경과와 향후 방안 등을 공개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와 전남 일원에서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시민들이 들불같이 일어섰다. 그로부터 약 42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명확하게 진실 규명이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아픔에 대중가요계도 공감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던 무거운 시대적인 분위기와 음반 사전검열제도 등으로 인해 당대에 공개되지 못 한 경우가 많지만, 어딘가에서 이러한 노래들은 꾸준히 가창 됐고, 끝내 살아남아 대중 앞에 빛을 보게 됐다. 시대적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노래를 통해 그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던 대중가수들의 노력을 살펴봤다.

정태춘(오른쪽). 사진=NEW 제공

정태춘 ‘5.18’

제목부터 ‘5.18’이다. 제목부터 5.18민주화운동을 노래하고 있노라고 보여주는 이 곡은 2002년 발매된 ‘정태춘 박은옥 20년 골든’ 앨범에 실려 있다.

노래는 신군부 세력의 총칼에 스러져간 시민들을 ‘붉은 꽃’에 빗대어 꽃잎 같이 떨어진 주검들의 슬픔을 노래하고, 당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공로로 받은 훈장이 여전히 회수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화자가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고 노래하는 건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태춘은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라며 오늘날 민주주의의 토대를 닦은 1980년의 시민항쟁을 절대 잊지 말 것을 주문한다.

나훈아. 사진=예아라·예소리 제공

나훈아 ‘엄니’

1987년 6월항쟁 즈음 나훈아가 1980년에 일어났던 5.18민주화운동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지만 당시 정권의 영향 때문에 발표하지 못 하고33년 여를 묵혀뒀던 곡이다. 5.18민주화운동 때 희생된 젊은이를 화자로 설정, 자신의 모친에게 “엄니 인자 그만 울지 마시오. 엄니 엄니워째서 잠 못 자요. 잠자야 꿈속에서 날 만나제”라며 위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엄니 엄미 무등산 꽃 피거든 / 한 아름 망월동에 심어주소’ 등의 가사가 이 노래의 주인공이 5.18민주화운동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등산 망월동 시립묘지에는 1980년 광주항쟁의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다. 매년 많은 참배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이선희.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선희 ‘오월의 햇살’

윤항기 작사, 작곡, 편곡의 노래. 이선희가 1989년 발표한 곡.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젊은이들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광주나 민주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오월의 햇살’이라는 표현으로 5.18을 노래하고 있음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다.

노래는 함께 민주항쟁을 한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어두운 밤 함께하던 젊은 소리가 허공에 흩어져 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노래하자던 내 친구 어디로 갔나”라며 군인들의 총, 칼에 짓밟힌 청춘을 애도한다.

김연자. 사진=박세완 기자 park.sewan@joongang.co.kr

김연자 ‘그날 우리는’

김연자가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 나왔던 노래. 그래서 노랫말에 일본어가 들어 있다. 김연자는 2012년에 1994년 발표됐던 이 노래를 ‘오! 광주여’라는 제목으로 재발매했다. 가사도 한국어로 재탄생했다.

이 곡은 1980년 광주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을 빠른 템포로 전개한다. 힘찬 멜로디와 가슴 아픈 가사의 대비가 독특하다. “거리마다 내던져진 이름들. 목메어 부르던 형제여”라는 노랫말과 왠지 희망차게도 들리는 멜로디가 만나 일으키는 불협화음이 어쩐지 그때의 비극을 더 서늘하게 전달하는 듯하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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