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부담스러운 교사들.."교육의 날"로 바꾸자 제안도

황수미 2022. 5. 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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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다가온 가운데 교사 절반가량이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이달 4~11일 조합원 17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6%가 스승의 날이 법정기념일인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 8∼12일 전국 교원 3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데 응답자 80.7%가 긍정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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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공통과학 물리 부분 수업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스승의 날이 다가온 가운데 교사 절반가량이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진정한 교육의 가치를 고민하기 위해 스승의 날 대신 교육의 날을 만들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이달 4~11일 조합원 17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6%가 스승의 날이 법정기념일인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중 32.9%(588명)는 '매우 부정적', 11.7%(209명)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스승의 날을 교사 스스로 부정적으로 느끼는 이유는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교총 설문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 교원 절반 이상(55.8%)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사노조 조사에서도 부정적 답변(43.4%)이 긍정 답변(34.2%)보다 많았다.

교권 침해의 대표적 유형은 악성 민원과 괴롭힘 등이 꼽힌다. 과거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항의하는 식에서 더 나아가 교사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꾸지람을 들은 학생이 교사의 얼굴과 욕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는 식이다.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교사가 감내해야 할 어려움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바뀐 문화에 대한 부담도 하나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아이들의 작은 선물도 거절해야 하는 상황 탓에 스승의 날에 학교에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스승의 날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바뀐 시대상을 반영해 스승의 날을 교육의 출발점과 진행 과정, 공적 가치를 고민하는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제안도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국제교육연맹(EI)에서 정한 세계 교사의 날(10월5일)이 있는 만큼 교사의 날을 그때 기리고 교육의 취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날로 삼자는 설명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 8∼12일 전국 교원 3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데 응답자 80.7%가 긍정 답변했다.

아울러 교사의 교직 만족도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남녀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승의 날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긍정 응답률은 29.9%에 그쳤다. 교총이 매년 실시하는 이 설문 문항에서 긍정 응답률이 30% 아래로 하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직무 만족도도 33.6%로 6년 전(70.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 문항은 2006~2019년까지 대체로 50%를 웃돌았지만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교사노조가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교직 만족도 긍정 응답은 23.1%로 부정 응답(46.8%)보다 낮았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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