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대중픽' '광고퀸' 된 가상 아이돌

윤은별 2022. 5. 1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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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하자 곧바로 음원 차트 1위, 뮤직비디오 조회수 600만 돌파..
광고 등에서 활약 중인 가상 인간 '로지'. 지난 5월 8일 SBS 라디오 '컬투쇼'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 제공)
기록만 보면 ‘초특급’ 신인 아이돌의 등장처럼 보인다. 지난해 데뷔한 이 아이돌 그룹은 여타 아이돌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실제 인물이 아니라는 것. 이 기록의 주인공은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다.

가상 인물, 가상 아이돌이 Z세대 대중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돌부터 광고 모델, 홈쇼핑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실제 연예인 못지않은 행보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6인조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은 지난해 12월 데뷔했다. 유튜버 ‘우왁굳’이 기획해 탄생시켰다. 유튜브에 있는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지만, 실제 데뷔로 이어지자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이세계 아이돌은 데뷔와 동시에 데뷔곡이 벅스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고, 가온차트 2위를 기록했다. 유튜브 뮤직 인기 급상승 음악 순위 5위로 나타났다. 데뷔 4개월이 지난 지금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600만을 넘겼다.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버추얼 유튜버는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애니메이션 같은 가상 캐릭터를 만들고, 이 캐릭터를 활용해 방송을 한다. 모션캡처 장비를 통해 사람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따서 캐릭터로 구현하기 때문에, 실제 인간 유튜버와 유사하게 즉각적인 반응과 소통이 가능하다. 이세계 아이돌 외에도 성우 서유리씨의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 ‘로나 유니버스’, 애니메이션 기업 마로스튜디오의 ‘V&U’ 등이 속속 ‘데뷔’하고 있다.

‘가상 인물’ 역시 현재 유통업계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모델 중 하나다. 버추얼 유튜버가 실제 인물이 캐릭터의 탈을 쓰고 ‘연기’하는 것에 가깝다면, 가상 인물은 가상 공간 상에서 AI 등으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별개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가상 인물은 역시 ‘로지’다. 네이버가 ‘만든’ 가상 인간 인플루언서 로지는 광고부터 라이브 커머스 등 여러 분야를 종횡무진 중이다. 최근에는 음성 기술을 더해 SBS 라디오 ‘컬투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로지의 지난해 수익은 약 15억원으로 추산된다.

또다른 가상 인플루언서 ‘유아’ 역시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배우 김태희와 전지현에 이어 광동 ‘옥수수수염차’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에이펀인터렉티브의 버추얼 아이돌 ‘아뽀키’는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30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과거 가상 인물이 잠깐의 흥밋거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대중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사이버 가수 ‘아담’을 시작으로 지난 20여년간 유사한 디지털 가수 등이 종종 등장해왔다. 그러나 잠시 화제를 모으다 사라졌을 뿐 실제 가수처럼 자리 잡은 캐릭터는 없었다. 이세계 아이돌과 같은 버추얼 유튜버의 경우에도 극히 일부 마니아층만 즐기던 소위 ‘B급 문화’였다.

기성세대는 이들을 보고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아니지만 인간과 상당히 닮은 존재를 보며 느끼는 불쾌함)’를 느껴 이질적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제페토 등 메타버스와 비대면 플랫폼에 익숙한 Z세대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팬덤이 되어 이들에게 환호하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상 인간의 구현 수준이 예전보다 훨씬 그럴싸하고 자연스러워진 것은 물론이다.

수요가 확인되자 대기업도 속속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KT는 스타트업 딥브레인AI와 함께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 ‘기가지니’를 가상인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역시 가상인간 기반의 차량 내 비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가상인간을 만드는 VFX 기업 자이언트스텝에 2020년 70억원을 투자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가상인간 개발사 온마인드에 80억원을 투자했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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