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만족 33%로 곤두박질.."스승의 날 없애자" 말 나온 이유[뉴스원샷]

남윤서 2022. 5.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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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서 사회정책팀장의 픽: 스승의 날


스승의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시내의 한 꽃시장에서 상인이 카네이션 바구니에 스승의날 감사 문구가 적힌 리본을 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를 겪는 아이를 보면서 새삼 교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됐어요.”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이모(40)씨.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히면서 오히려 교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교 수업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비대면으로 아이와 학부모 상담도 하면서 수업도 열정적으로 하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대충 하는 것 같은 선생님도 있더라”며 “체감해보니 차이가 엄청났다”고 했습니다.

학교 교육의 질은 결국 교사에게 달렸습니다. 하지만 제41회 스승의 날을 맞아 곳곳에서 나오는 설문조사는 우려스럽습니다. 교사의 교직 만족도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입니다.


오히려 자긍심 떨어져…"스승의 날 없애자" 주장도


한국교총이 스승의 날을 맞아 교원 843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3.5%에 그쳤습니다. 한국교총이 조사해온 교직 만족도는 2006~2019년까지 대체로 50%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만족도가 3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13일 발표한 결과를 봐도 교직 만족도 긍정 응답은 23.1%에 불과해 부정(46.8%)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러면서 스승의 날에 회의론도 커졌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교사들에게 ‘스승의 날을 맞는 느낌’을 물었는데 응답자의 4.6%만이 ‘보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자긍심이 떨어진다'는 응답도 26.4%나 됐습니다. 이 단체는 스승의 날 대신 모든 시민이 교육에 대해 고민해보는 ‘교육의 날’로 바꾸자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교사는 여전히 학생에게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교육부의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중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희망직업 1위가 3년 연속 ‘교사’입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다양한 직업이 등장했지만, 교사를 희망하는 학생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학생은 교사를 희망하지만 정작 교사는 교직에 불만족한다는 얘기입니다.


메신저·SNS·소송까지…'악성 민원, 괴롭힘'


이유가 뭘까요. 교원 단체들은 한결같이 ‘교권 침해’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교사노조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서 교사 교권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77%에 달했고, 한국교총 조사에서도 55.8%가 교권이 보호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교권침해가 늘면서 '교권 침해 보험'에 가입하는 교사도 늘고 있다.[자료제공=하나손해보험]

교권 침해의 대표적 유형은 ‘악성 민원’과 ‘악성 괴롭힘’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예전에는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항의를 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교사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꾸지람을 들은 학생이 교사의 얼굴과 욕설을 SNS에 게시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일도 흔합니다. 예전처럼 체벌을 할 수 없는데도 생활지도를 한 교사가 감내해야 할 어려움은 더 커졌습니다.

결국 많은 교사들이 생활지도를 포기합니다. 한국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권하락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로 ‘학생 생활지도 기피’(38.1%)가 꼽힙니다.


행정업무 하다보면 수업이 제일 뒷전


과도한 행정 업무도 교사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교사가 교직에 만족하는 이유로 ‘안정성’과 ‘효능감’을 꼽습니다. 안정성은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이유고, 효능감은 자신이 학생을 잘 가르치고 될 수 있다는 믿음, 자신감입니다. 그런데 정작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밀려오는 행정 업무를 하다보면 수업이 제일 뒷전이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좋은 교사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만족도도 낮아지게 됩니다.

새 정부가 출범했고, 곧 새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거도 있습니다.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겠지만, 정부와 모든 후보가 고민해야 할 것은 교사가 교직을 만족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게 학교 교육의 질을 가장 빠르게 높일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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