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찍을 일 없다" 尹의 첫 회의, 전임 대통령 방식거부 왜
‘프리스타일’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수석비서관 회의가 화제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11일 용산 집무실에서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의 다운 회의를 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다시 소개하면 이렇다.
“저하고 같이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오늘 하루만 이렇게 (영상이나 사진을) 찍는 것으로 하고, 편하게 하십시다.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 좀 하고.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요식이나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단 말입니다. 여기 딱 보니까 (모두발언으로) 써준 것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고 돼있는데)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일동 웃음)”
이후 고물가 같은 경제 위기 상황, 취임사에 대한 부연 등을 이어가던 윤 대통령은 회의 공개 부분 말미엔 “앞으로 카메라 찍을 일 없다”고 재차 얘기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회의 그 자체에 집중하자는 것으로, 수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신해왔던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라지겠다는 취지다.
보통 대통령의 임기초엔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된다. 그중에서도 수석회의에 특히 이목이 집중돼왔다. 새 대통령의 메시지는 물론, 국정 운영 스타일이나 참모진들과의 관계 설정 방식을 엿볼 수 있어서다.
文 "수석회의는 청와대의 꽃"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처음 주재했던 회의의 경우 일부 매체가 “직접 찻잔에 커피를 따라 마셨다”는 사실을 보도할 정도로 화제였다.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2주만인 25일 첫 대통령-수석보좌관회의, 이른바 ‘대수비’를 열었다. 대수비에 대해 “이 회의는 청와대의 꽃이고 청와대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면, 이 회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회의”라는 의미를 부여한 문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는 이견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부터는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청와대는 대수비를 ‘사전에 내린 결론 없고, 계급장도 없고, 받아쓰기하지 않는’ 3무(無) 회의‘라고 설명했다.
대국민 메시지 냈던 朴, 자유석 시행한 MB
박근혜ㆍ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첫 회의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정부조직법 처리나 총리 후보자 인준이 지연되고 있던 국회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 27일 주재한 첫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였다. 당시 정부조직법이 국회의 벽에 막혀 김장수 안보실장 내정자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데 정부조직법이 통과 못 해 안보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 첫 수석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한다는 게 정말 걱정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정치라는 것이 다 국민을 위한 것인데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는 말로 야당을 압박했다.
MB는 2008년 2월 27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참모들의 자유좌석제를 시행했다. 실용주의를 앞세웠던 MB가 '수석은 서열이 없다'는 취지로 제안했다. 류우익 비서실장만 본인과 마주 보고 앉도록 했고, 다른 수석들의 고정 좌석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모두발언에선 ‘현실’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국회에서 한승수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난항을 겪던 시점으로, MB는 “어쩔 수 없는 정치 현실이 가로막고 있지만, 정치 안정을 위해서는 의회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이 통했는지, 한 달여 뒤 치러진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153석이란 과반 의석을 획득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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