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집무실 100m 내 집회 허가..첫 대규모 행진, 교통마비 혼잡
“윤석열 정부, 소통하고 싶다면 혐오에 저항하고 차별에 맞서는 우리와 소통하라.”
14일 오후 5시 26분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앞 거리에 500명 이상의 인원이 행진하며 외친 말이다.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주말인 이날, 집무실 100m 이내 구간에서 대규모 행진이 처음으로 진행됐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단체를 포함해 33개 단체가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를 열면서다.
尹 대통령 집무실 앞 첫 대규모 집회
횡단보도를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욕설을 하거나 인상을 쓰며 지나갔다. 곳곳에선 “스트레스 받는다” “이제 주말마다 난리겠다” “통제할거면 미리 얘기를 해주던가”라는 말이 나왔다. 10년 경력의 택시기사 이모(65)씨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차가 막히자 “열통이 터진다. 인근 화장실도 못간다”고 했다. 무지개 행동 등 단체들은 집무실 앞 도로에서 “여기서부터 천천히 가겠다”며 “대통령에게 경고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혐오로 흥한 정치인 그 끝은 초라할 것”이라고 외쳤다.
교통마비·시민 불만 잇따라
용산 일대에서 환경미화 업무를 하는 용모(66)씨는 “여기서 집회하는 건 처음 보는데 일하는 입장에선 힘들다. 지금 끝날 시간인데 집회가 앞으로 계속 있으면 업무도 많아지고 일하는 시간도 길어질 것 같다”고 우려섞인 표정을 지었다. 7살 딸과 남편과 함께 용산역에 온 조다혜(37·여)씨는 “주말에 용산 일대에 종종 온다. 크게 시끄럽지 않아 괜찮은데 앞으로 차가 자주 막힐 것 같다”고 했다.
경찰 “금지 방침 유지”…“소통하라” 비판
집회 참여자들은 이날 정부와 경찰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에서 왔다는 박선우(21·남)씨는 경찰의 집회금지 방침유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고 본다”라며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지우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소수자 학생들의 상담을 돕고 있다는 한 여성은 “윤 대통령이 취임해서 처음으로 할 가장 좋은 기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이라고 본다. 국민 통합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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