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다양해진 BTS 'RM 투어'..미술관·갤러리 가볼까?
전국 미술관에 다니며 인증샷을 남기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의 이른바 ‘RM 투어’ 대상이 최근 부쩍 늘었다.
14일 미술계와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RM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국내 전시회를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RM은 특히 이우환, 김환기, 윤형근, 김종학 등 국내 원로 작가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도예가 권대섭의 집까지 찾아가 달항아리를 사고 미술품 경매에서 조선백자를 낙찰받기도 했다.
그러던 RM이 최근에는 외국 작가와 젊은 작가 전시회도 찾으면서 관람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RM은 영국 현대미술가 올리버 비어의 개인전 ‘공명-두 개의 음’에 다녀온 사진을 12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올리버 비어 전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개인전이다. 작가가 ‘공명 회화(Resonance Painting)’라고 정의한 이 그림들은 붓을 쓰는 대신 캔버스 아래 설치한 스피커에서 울리는 음파로 캔버스 위의 안료들을 이동시켜 형상을 만든 작품들이다. 그야말로 ‘소리로 그린 그림’이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타데우스로팍은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 등에 지점을 둔 갤러리로 지난해 10월 6일 서울점을 개관했다. RM은 서울점 개관전인 게오르그 바젤리츠 개인전 ‘가르니 호텔’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이 갤러리에서 열렸던 미국 회화 거장 알렉스 카츠 개인전 ‘꽃’ 등도 관람했다.
같은날 RM이 한남동에 있는 외국계 화랑인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는 ‘벤딩 라이트Ⅱ’ 전시장 사진도 찍어 올렸다. 배경은 제임스 터렐 작품이었다.
지난 5일에는 삼청동과 부암동 등에서 열린 전시회 사진들을 한꺼번에 올렸다. PKM갤러리에서 열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인 김지원 개인전 ‘레몬’과 석파정 서울미술관이 개관 10주년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의 전시장 전경을 공유했다.
RM은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의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을 촬영한 사진도 올렸다. 이 작가에 RM은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앞서 라스베이거스 공연 당시에도 네바다주에 전시한 ‘세븐 매직 마운틴스’ 론디노네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시작 7점의 사진을 올리고서는 “좋은 전시 감사합니다”고 적었다.
지난달 26일에는 개관 30주년 기념전이 열리는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을 찾은 사진을 올렸다. RM은 당시 30주년 기념 스티커를 티셔츠 가슴 부분에 붙이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RM이 다녀간 미술관과 갤러리 관계자들은 그가 단출하게 방문해서 조용히 관람하고 가기 때문에 뒤늦게 인스타그램을 보고서야 방문한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에 출연해 RM을 언급하며 박물·미술관 활용 ‘꿀팁’으로 “RM이 다녀갔던 미술관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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