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10차선 굴러간 차량 막은 시민들..창문 깨 보니 '참담'[영상]

한영혜 입력 2022. 5. 14. 12:31 수정 2022. 5. 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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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탄 차량이 왕복 10차선 교차로에서 저절로 이동하자 익명의 시민들이 힘을 모아 멈춰 세우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위치한 보인턴 비치(Boynton Beach) 경찰은 페이스북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5일 보인턴 비치 남쪽의 한 왕복 10차선 교차로에서 일어난 상황을 보여준다. 검은색 차량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차량이 서서히 굴러가 교차로를 지나가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무방비 차량은 차선을 가로질러 사거리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했다. 느린 속도였지만 상대편 차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당시 차에 타 있던 운전자 60대 여성 로리 라뵤어는 갑작스러운 경련증세로 인해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라뵤어가 핸들 위로 쓰러지는 것을 발견한 직장 동료가 황급히 달려와 라뵤어의 조수석 유리창을 두들겼지만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차는 계속 교차로 반대편으로 굴러가기만 했다.

이 상황을 본 다른 운전자들 몇 명은 하나같이 차에서 내려 차를 세우기 위해 힘을 모았다. 한 전투복 차림의 군인은 교차로 반대편에서부터 달려오기도 했다. 순식간에 모인 다섯 명의 노력으로 차는 곧 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이어 사람들은 뒷좌석 유리창을 부수기 시작했다. 한 여성이 자신의 차에서 가져다준 작은 아령으로 뒷좌석 유리창을 깨뜨렸고 이를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이들은 차량을 근처 주차장까지 함께 밀고가 앰뷸런스가 도착할 때까지 라뵤어의 상태를 보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도 모르는 시민들 덕분에 위기를 면한 라뵤어는 다음날 의식을 찾은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너무 고마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부자였다면 이들 모두에게 보트를 한 척씩 선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 안에 아직도 유리창을 깨뜨릴 때 사용한 아령이 있다. 아령을 가져온 여성을 만나 꼭 돌려주고 싶다”고 웃었다.

영상을 공개한 보인턴 비치 경찰은 제보를 통해 ‘착한 사마리아인’ 시민 중 몇 명과 연락이 닿았으며, 운전자 라뵤어와 함께 이들을 만나 선행상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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