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권·박종훈, 경남교육감 토론서 불꽃 논쟁 .. '8년' 성공했나 실패했나, 그렇다면 미래는?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2022. 5. 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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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수준·후보 자질 검증에 '중도·보수 단일화' 표현 논란까지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잃어버린 8년’에 대한 심판인가, ‘성공한 12년 완결판’을 바라느냐가 경남교육감 선거를 조망하는 유권자의 시선이다.

박종훈 후보는 지난 8년의 경남 교육 혁신을 치켜세우며 3선 도전에 의미를 뒀고, 김상권 후보는 8년 동안 망친 교육을 절대 연장해줄 수 없다고 벼르고 있다.

같은 것을 앞에 놓고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다른 진보와 보수 진영 교육가의 첨예한 철학이 제대로 맞붙는 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레토릭 시비가 있든 없든 이번 지방선거는 후보 난립이나 중복으로 어부지리 얻는 일이 완전히 봉쇄된 보수 대 진보의 ‘진지’ 선거전으로 치닫고 있다.

두 진영을 대표하는 후보들이 만나 불꽃 논쟁을 보였다. 김상권 경남 교육감 후보와 박종훈 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KBS 창원총국이 주관한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경남의 학력 수준과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등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후보.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경남 학력 수준에 관해 박종훈 후보는 “코로나 이전보다 이후의 학력 관리가 더 잘 되고 있다”라며 “아이톡톡을 개발해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줄어들고 다른 시·도 평균과 비교했을 때 학력 격차가 적다”고 말했다.

김상권 경남교육감 후보.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김상권 후보는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경남 학생의 수능 국어, 영어, 수학 성적 1~3등급 점유율은 17개 시·도 중 15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못 박았다.

토론 중인 김상권 후보(왼쪽)와 박종훈 후보.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학력을 높이려면 학업성취도 평가가 아주 중요한데 전교조 교육감은 대놓고 반대하고 있다”며 “2021년 9월에 국회에서 전국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력평가를 시행하자는 의견이 57.5%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경남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해 경남교육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토론 중인 김상권 후보(왼쪽)와 박종훈 후보.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이에 박 후보는 “경남 학생 수능 성적 전체 평균을 보면 2015년에는 시·도 중 15위였지만 차츰 향상돼 2020년과 2021년에는 10위로 올랐으며, 도 단위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성취도 평가는 반대한 적 없다”며 “일제고사를 반대한다는 것이지 성취도 평가를 안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력은 등수와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 중심 평가가 더 중요하다며 수능 점수와 대학 입학 성적을 강조하는 건 서열화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플랫폼 아이톡톡과 학생용 스마트단말기 등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김 후보는 “교육부가 만든 e학습터가 있는데도 민간업자와 손잡고 같은 기능의 플랫폼 개발을 했다”며 “2020년 5월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아이톡톡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응답이 84.1%, 선택권이 있다면 아이톡톡을 사용하겠다가 8.4%, 불필요한 예산이라는 응답이 61.1%로 나왔다”고 말했다.

학생에게 보급한 스마트단말기가 고장이 잦고 무거우며, 오락이나 유튜브 시청용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아이톡톡은 e학습터와 달리 학생들 모든 학습 활동이 교육청 데이터로 축적되며, 그것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개별성을 찾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며 “서울과 제주지역에서 아이톡톡을 같이 쓰자고 찾아올 정도”라고 반박했다.

처음 쓰는 물건이니까 잘 모르기도 했을 것이며 문제가 많으면 선생님들이 쓰지 않을 것이며, 게임 등은 할 수 없게 했다고 답했다.

또 스마트단말기 고장에 대비해 사후 관리 체계를 갖춰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쉽게 망가지지 않아야 하기에 견고성을 갖추고자 단말기 자체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2025년에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 취지에는 동의했으나, 시행을 대비해 가정 먼저 준비해야 할 것에 관해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미래지향적 교육은 아이들 개별성을 찾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교학점제는 그렇게 준비된 것”이라며 “부분적으로 수정·보완해야 할 점이 있으나 완벽하게 수정해서 시행하기보다는 시행하면서 보완하는 게 순기능이 크다”고 말했다.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학생의 자기 주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학생이 스스로 진로·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와 직업 선택을 다양하게 보장하는 교육제도”라며 “학부모와 현장 교사가 우려하는 전면 시행에 대비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교학점제를 위해서는 학생의 진로 선택이 최우선으로 준비돼야 하며, 과목 선택과 관련해 교사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직전까지 ‘중도·보수 단일화’ 표현 사용에 관해 충돌한 두 후보는, 토론회에서도 언쟁을 벌였다.

김 후보는 “저는 8개월간 동안 중도·보수 단일화 경선을 치러 당당하게 단일화된 후보”라며 “당시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박 후보가 중도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교육감 재임 당시 전교조 또는 특정 노조 출신 40여명을 공무원으로 특별채용했으며, 비서실장이 결재체계를 무시하고 내용을 확인하는 등 문고리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코로나19 이후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도 바쁜데 이념 논쟁을 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김상권 후보만 중도를 대표한다는 걸 입증한 사례가 없다”고 했다.

“저는 진보, 중도, 보수를 다 아우르는 교육감이지 어느 특정 진영의 지지를 받아 교육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교육감은 별정직, 임기제, 전문직 공무원이 일반 직업공무원과 조화를 이뤄 일하다 보면 더 잘하려는 욕심 때문에 직업공무원과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임기제와 별정직의 교육감을 향한 충성은 일반 공무원이 동의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박 후보의 3선 불출마 번복과 2011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 벌금형을 받은 이력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도민께 정말 죄송하다”며 “코로나19가 발생했고 경남교육을 위한 중요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지를 호소하는 박종훈 후보.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박종훈 후보는 “코로나 이후 교육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교육 난제가 앞을 막는데, 교육에 중도니, 보수니 하는 이념이 있냐”며 “굳이 따지자면 보수, 중도,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 교육감, 미래 교육감이 되겠다”고 지지를 구했다.

지지를 호소하는 김상권 후보. [이미지출처=KBS뉴스 경남 유튜브 화면 캡처]

김상권 후보는 “어느 후보가 무너진 경남교육을 바로 세우고 미래 교육을 열어갈 적임자인지 판단했을 것”이라며 “전교조 비선 실세에 휘둘리고 약속도 어긴 후보에게 또다시 경남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단일화를 이뤄낸 김상권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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