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쓰고 英 여왕 만난 외교관..尹 정부 첫 한반도본부장에 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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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와도 설전 '북핵통'
김 대사는 외무고시 23기로 1989년 외무부에 입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북핵협상과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지냈다.
2016년 6월 베이징에선 '미니 6자회담'이라고 불리는 동북아협력대화가 열렸는데. 당시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현 외무성 1부상)과 마주앉기도 했다. 당시 김 대사는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북한의 즉각적인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에 최선희가 "6자 회담은 죽었다"고 말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당시에도 북핵 수석대표(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였고, 역시 동북아협력대화에 참여했다. 이제는 김 대사와 카운터파트로 다시 만나게 됐다. 김 대표는 이후 주필리핀 대사를 역임했고, 지난해 5월부터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임하며 또 북핵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김 대사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지내던 시기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거듭했다. 제재와 압박이 우선시되던 때였지만, 김 대사는 동시에 대화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합리주의적 대북 접근론자로 평가됐다.
김 대사는 그보다 앞서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2013년 10월~2015년 2월)도 지냈다. 오바마 행정부 때였는데, 당시 인사들이 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외교·안보 라인에도 대거 기용됐기 때문에 김 대사가 한반도본부장으로 외교 활동을 펼치기에도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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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쓰고 여왕 만나 화제
김 대사는 이후 밴쿠버 총영사, 외교부 장관특별보좌관, 국제안보대사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외교부 차관보를 지냈다. 직원들 사이에서 온화한 성품과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의 리더십으로 평가받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국제사회와 협력 및 뉴미디어 업무, 강경화 전 장관의 외신 인터뷰 등 부처 홍보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해 6월 영국 대사로 임명됐고, 같은 해 10월 신임장 제정 때 한국 전통 의상을 입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화상으로 만나 화제를 모았다.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차림이었다. 전임 대사 때부터 한복을 입고 신임장을 제정하기 시작했는데,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인기를 끌자 갓을 추가로 써봤다는 게 당시 김 대사의 설명이었다.
한편 윤석열 정부 초기 외교ㆍ안보 인사와 관련해 '북핵 라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미 대사로 내정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이도훈 외교부 2차관, 주유엔 대사로 유력한 황준국 전 주영 대사, 이문희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이 모두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출신의 북핵통으로 분류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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