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10조 수주전..두산에너빌리티, 2조는 확실
원전 건설비용 10조 안팎
[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정원우 기자]
#원전 큰장 선다...신한울 10조 수주전
<앵커> 새 정부 국정과제 가운데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는 것이 ‘탈원전 폐기’입니다.
지난 2017년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를 2025년 상반기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10조원에 달하는 원전 수주 시장이 열리게 됩니다.
정원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부지입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고, 오랜시간 공터로 방치됐습니다.
한때 건설 백지화 가능성도 높았지만, 새 정부는 신한울 3,4호기의 2025년 상반기 착공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예상하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비용은 대략 10조원으로, 이에 따라 지난 정부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원전업계도 기대감에 부풀고 있습니다.
원전 건설은 통상 건설공사와 설비공급, 두가지로 수주전이 펼쳐집니다.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와 발전터빈 등 주기기를 사실상 독점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최소 2조원대 수주를 따놓은 셈입니다. 전신인 두산중공업 시절 신고리 5·6호기에도 2조3천억원어치 설비를 공급했습니다.
컨소시엄으로 수주전이 펼쳐질 건설공사는 국내 최다 원전 건설 실적의 현대건설과 신고리 5·6호기를 따낸 삼성물산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수주 당시 삼성물산 컨소시엄의 최초 계약금액은 1조1천억원 수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앵커> 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정 기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 공사재개는 예상됐던 거잖아요. 구체적인 실행계획표가 나온 겁니까?
<기자> 최종버전은 아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작성한 중간버전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가 통째로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새정부의 원전 실행계획도 드러났습니다.
중요한 대목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요. 올해 안에 새정부의 에너지정책방향, 기본계획, 전력수급계획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허가안을 넣고요. 내년에 인허가 관련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합니다. 이후 허가 승인을 거쳐 2025년 착공을 시작합니다.
물론 수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행계획서가 유출되기 전부터 2025년 착공은 업계에서 예상됐던 바입니다. 따라서 착공일정은 대체로 계획대로 갈 것이란 관측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2달 안에 이행계획서 최종안을 제시합니다.
<앵커> 원전공사가 재개되면 원전에 들어갈 핵심부품을 만드는 곳이 수혜를 입을 텐데요. 국내에는 한 곳 밖에 없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국내에서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유일합니다.
저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보통 국내에서 대형 원전 2기를 만드는 비용은 대략 8조원 중반에서 10조 원대로 추산됩니다. 여기서 원자로 1기의 금액이 1조 원이 넘습니다. 신한울 3·4호기가 동시에 건설되면 두산에너빌리티에게는 2조 원 이상의 확실한 수주 금액이 확보되는 겁니다.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간 영업이익이 9천억 원이 좀 안됐었는데 2배가 넘는 금액이죠.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신인 두산중공업은 지난 1995년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전 3, 4호기부터 원자로를 발주받아 공급해왔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이 24기가 있는데, 95년 이전에 지어진 고리 2·3·4호기와 한빛 1·2호기 등 수입 원자로를 썼던 원전을 제외하면 대부분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로가 들어가 있습니다.
원전 수명연장 정책에 따라 수명이 다한 원전에 대해 개보수도 진행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수혜를 받을 거란 예상입니다.
<앵커> 원전 주기기를 제외한 나머지 실적은 건설사들이 가져가게 되겠군요.
<기자> 네. 원전 2기를 짓는데 2조 원 이상이 원전 설치 공사비용으로 잡힙니다. 원전은 계획부터 완공까지 10년이 훨씬 넘게 걸리는 까다로운 공사죠. 이 때문에 시공능력이 있는 건설사들이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원전 시공 경험을 가진 건설사입니다. 1971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1호를 짓기도 했습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GS건설도 원전 시공 경험이 있습니다.
공사 규모가 조단위이기 때문에 원전 시공은 보통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합니다.
지난 2015년 건설계약을 체결해 내년 준공 예정인 신고리5·6호기의 경우엔 삼성물산과 한화건설, 당시 두산중공업이 참여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고 낙찰받았습니다.
신한울3·4호기는 공공발주 낙찰 이전에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에 어떤 건설사가 가져갈지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입니다.
<앵커> 최근 소형모듈원전, 일명 SMR 사업도 미래 먹거리로 꼽히잖습니까.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느정도입니까?
<기자> 네. SMR은 발전용량이 300메가와트 이하로, 기존 1천 메가와트 이상인 대형 원전에 비해 발전용량은 작지만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원자로를 말합니다.
아직 시장은 진입단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70여개의 모델이 개발되고 있는데 표준화된 기술은 없습니다.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뉴스케일파워가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획득한 상태입니다. 또 최근 SK그룹이 투자한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세운 테라파워도 2028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죠.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이 앞선 이 두 기업과 손을 잡는 형태로 먼저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파워에 SMR 제작 용역을 따내서 현재 시제품을 준비 중입니다.
최근엔 투자사들과 함께 1억 달러가 넘는 지분 투자를 단행해 기자재공급권을 따낸 상태입니다. 삼성물산도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해 2029년 미국 아이다호에 짓는 SMR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SK도 지분 투자를 계기로 테라파워와 SMR 분야에서 협력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SMR 표준설계 규제 제도가 없습니다. 정부당국은 지난 4월 규제연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SMR 시장은 2035년 이후 38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상태여서요. 국내 기업들의 SMR 협력 행보는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새정부는 2026년 상반기 SMR 표준설계인가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할 계획입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오늘의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요?
<기자> 네 제목은 `원전 10조 경쟁…두산 2조는 확실히 확보` 해시태그는 `다시 원전으로`, `380조 SMR 시장 뜬다`로 잡았습니다.
<앵커> 네. 산업부 정재홍 기자였습니다.
정재홍 기자·정원우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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