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본 것 중 최고" 남편이 극찬한 피자 [노부부의 집스토랑]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정아 기자]
▲ 비를 맞고 쑥쑥 자라는 참나물과 쑥. 앞쪽에는 원하는 분들에게 뿌리 나눔해서 비었지만, 곧 또 가득 메워질 것이다. |
ⓒ 김정아 |
참나물과 쑥을 이용해서 나물도 해 먹고, 전도 부쳐 먹고, 쑥버무리도 했지만, 양식과 한식이 반반인 우리 집에서는 좀 다른 음식을 해 먹고 싶었다. 저녁 뭐 먹을까 하는데, 요즘 봄이 시작되어서 마당에서 일이 바쁘니, 남편은 뭔가 손 많이 가는 것 말고 좀 쉬운 것을 먹자고 했다. 그래서 당첨된 것이 피자였다.
얼마 전에 냉동피자를 사놓은 것이 있으니 그걸 구워서 먹기로 했다. 밀가루를 못 먹는 남편 때문에 우리는 직접 반죽을 만들어 먹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가끔 밀가루 없이 만든 냉동피자를 세일하면, 몇 개 사다 두고 바쁠 때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참나물을 먹고 싶어서 갈등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을 급 전환하여, 참나물과 쑥 페스토를 만들기로 했다. 원래 페스토는 바질로 만들지만, 무엇이든 향이 좋은 풀이라면 그 향을 더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 깨끗이 씻어서 계량 중인 참나물. 뒤쪽으로는 쑥 |
ⓒ 김정아 |
페스토(pesto)는 '으깨고 두드린다'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어 단어이기 때문에 전통 방식으로는 돌절구에 갈아서 만들어야 한다. 원래 기원은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간다고 하며, 그것이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Liguria) 지역에 남아서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유래로 알려져 있다.
▲ 올리브 오일 두르기 전의 상태 |
ⓒ 김정아 |
갈아주는 도구는, 믹서기나 푸드 프로세서 등을 이용한다. 처음에는 잎과 견과류 정도만 넣어서 좀 섞어준 후, 파르메지아노 치즈 간 것과 마늘, 소금, 후추 다 넣고 다시 갈아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리브 오일을 넣으면서 농도를 맞췄다.
완성 후 맛을 보니, 호두와 치즈가 어우러져서 참나물의 향이 아주 고급스러웠다. 나물로 무치면 캐나다인 남편은 그 특별한 향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해놓으니 오히려 향이 더 살아나는 것 같았다.
이 페스토의 색상은 갈아내는 과정에서 죽기 때문에 파릇한 색이 아니고 한 톤 죽은 색이 되지만, 나는 이 색이 더 좋다. 만일 초록색이 더 생생하게 살아있기를 원한다면, 베이킹 소다 푼 물에 재빨리 데쳐내서 꼭 짜서 사용하면 된다.
▲ 치즈만 있는 냉동 피자 위에 페스토를 발라주고 그 위에 토핑을 얹었다 |
ⓒ 김정아 |
그리고는 집에 있는 토핑을 적당히 얹어줬다. 양송이, 할라피뇨, 빨간 피망, 페페로니, 햄을 얹고 치즈로 마무리! 평소에는 종류를 훨씬 다양하게 하지만, 이번엔 좀 절제하였다.
그래서 하나는 페스토 소스, 나머지 하나는 우리 집에서 만든 피자 소스를 얹어서 바비큐 그릴에서 구워냈다. 이렇게 돌판 얹어서 바비큐에서 구우면 화덕 피자 맛이 나서 좋다. 일반 오븐에서도 피자 스톤을 이용하면 비슷하게 즐길 수 있다.
▲ 참나물 페스토 피자 완성. 바베큐 그릴에 구웠더니 옆이 살짝 탔지만, 화덕 피자 맛이 났다 |
ⓒ 김정아 |
이렇게 해서 완성된 피자! 풍미가 정말 좋았다. 먹으면서 남편이 계속, "지금까지 먹었던 피자 중 최고야!"를 외쳤으니까. 이것은 상당히 서양식 멘트인데, 정말 맛있는 경우에 이런 기분이 드는 것 같다. 이렇게 페스토를 해서 성공했으니, 다음번에는 연한 잎을 따서 그걸로 루꼴라 피자처럼 얹어서도 먹어봐야겠다.
만능 소스 페스토
페스토는, 꼭 진짜 피자가 아니어도, 식빵이나 또띠아 위에 바르고, 몇 가지 토핑을 얹고 피자 치즈를 얹어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간편한 간식이 될 수 있다. 데우지 않아도 샌드위치 만들 때 발라줘도 좋다.
아니면, 바게트를 잘라서 올리브 오일 살짝 발라 구워준 후, 그 위에 페스토 바르고, 데친 새우나 몇 가지 토핑을 얹으면 카나페 형식의 애피타이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쉽게는 납작한 크래커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생크림을 좀 섞어서 파스타를 해 먹어도 좋고, 수프에 넣거나, 샐러드 드레싱에 첨가해도 고급스러운 맛을 낼 수 있다.
▲ 조금 남은 참나물 페스토와 새로 만든 쑥 페스토 |
ⓒ 김정아 |
<봄나물 페스토 만들기>
봄나물, 꾹꾹 눌러 2컵 (500ml) 참나물, 쑥, 깻잎 등 취향에 따라 선택
잣 또는 호두나 기타 견과류 1/3컵 (80ml)
간 파르메지아노 치즈 또는 파마잔 치즈 1/2컵(120ml)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3 ~ 1/2 컵 (80~120ml) 취향껏
1. 봄나물은 취향에 따라 선택하여 흙이 없도록 깨끗이 씻은 후, 행주로 물기를 제거해준다.
2. 푸드프로세서나 믹서기에 넣고, 잣을 넣어서 섞이도록 돌려준 후, 다시 마늘과 치즈를 넣어서 작동시킨다.
3. 대충 갈아진 것 같으면, 올리브 오일을 넣는다. 이때 한꺼번에 쏟아 넣지 말고, 반 정도 넣고 농도를 봐 가면서 추가하는 것이 좋다.
4. 곱게 갈아지면 완성. 병에 담아 보관해서 먹고, 오래 둘 요량이면 위에 오일로 도포하여 냉동 보관한다.
5. 피자, 샌드위치, 카나페, 파스타, 샐러드 등에 다양하게 사용 가능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에도 비슷한 내용이 실립니다. (https://brunch.co.kr/@lachouette/)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느 고등학교에서 상상할 수 없는 '민주광장', 아우성이 터졌다
- "윤석열 풍자 작품 논란? 그 자체로 창피스럽다"
- 내추럴 와인에 수제맥주까지... 여기 광장시장 맞아?
- 윤석열 취임 직후 나온 전두환 보도, 냄새가 난다
- 을지OB베어가 사라진 것보다 더 슬픈 것
- '컷오프' 이은재, 이준석에 "사퇴하세요"... 그러나 결과는
- 아는 사람만 아는 이 봄나물, 한번 먹으면 못 잊습니다
- [오마이포토2022] '이재명 대항마' 윤형선 "계양구민은 호구 아냐"
- '자사고·외고 부활' 방안, 올해 마련?... 논란 커질 듯
- '여가부 폐지'가 청년정책? 여성청년의 삶으로 본 차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