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장에 '전사자 아들' 박민식 "나라 위한분들 대우 받아야"
윤석열 정부의 첫 국가보훈처장(장관급)에 박민식(56) 전 국회의원이 13일 내정됐다. 보훈처 역사상 첫 의원 출신 수장이다.
박 내정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나라를 위해 청춘과 인생을 바친 분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것이 선진국의 제일 조건”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신을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내정자는 독립운동을 했던 참전유공자 가족이다. 선친인 고(故) 박순유 중령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육군 맹호부대 첩보대장으로 임무 중 1972년 6월 전사했다. 일제강점기엔 경남 거창 신원초등학교 동맹 휴학 사건(1942년)을 주동해 10여일간 구속되기도 했다.
박 내정자 가족은 선친을 기리기 위해 베트남전 당시 격전지였던 빈딘성에 지난 2008년 작은 도서관을 세웠다. 박 내정자는 “유년 시절부터 이런 우리 가족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우리 사회의 참전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시선과 예우를 생각할 때 안까까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관점에서 사실 국가를 위해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이 보훈이었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박 내정자는 외교관과 검사를 역임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온 박 내정자는 1988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으로 공직을 시작했지만 사직했다. 이후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96년부터 10년간 검찰에서 일했다.
부산 북구ㆍ강서구갑에서 18대와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20대와 21대 총선에선 라이벌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게 자리를 내줬다.
19대 국회에선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보훈 관련 다수의 법령을 통과시켰다. 이 때문에 보훈처 내에선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박 내정자가 전사자 유가족이다보니 보훈처 산하 참전유공자 단체에서 호감도도 높다”고 전했다.
또 박 내정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대선본부 전략기획실장, 당선인 특별보좌역 역임)으로 불리는 만큼 정부조직 개편 시 보훈부 승격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 박 내정자는 “취임 전이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대통령께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당당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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