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리, OPEC 대항마 석유 소비국 카르텔 제안..실현 가능성은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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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석유 소비국 카르텔 창설을 제안했다고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라기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석유 소비국 카르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에너지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OPEC의 회원국들이 증산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하거나 에너지 소비국들이 카르텔을 만드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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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석유 소비국 카르텔 창설을 제안했다고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항마를 만들자는 생각인데 실제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드라기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석유 소비국 카르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으며 두 정상은 에너지 시장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원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기 때문에 에너지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했고 물가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대통령과 세계 에너지 시장의 구조에 대한 불만을 공유했으며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통상의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와 가스 가격이 수요와 공급과 관계 없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계속 수행하는데 재정적인 도움을 주지 않기 위해 가스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이탈리아의 가장 큰 목표라며 이를 위해 유럽의 시장지배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EU 내에서도 이같은 생각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이같은 방안이 승인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에너지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OPEC의 회원국들이 증산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하거나 에너지 소비국들이 카르텔을 만드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OPEC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 고려해야 할 방안이며 두 방안 모두 해야 할 과정들이 많은 어려운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OPEC에 거듭해서 증산을 요구했지만 OPEC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국들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드라기 총리의 생각에 공감을 나타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례를 들어 원유 구매국들의 카르텔은 창설이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IEA는 1973년 중동 국가들의 원유 수출 중단 조치가 있은 뒤 OPE에 맞서 창설됐다. 하지만 IEA 회원국들은 최근 전략비축유 방출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끌어내지 못 했다.
워싱턴 소재 컨설팅업체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파트너는 "석유 산업의 역사가 160년이나 됐지만 여전히 구매자들의 모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이탈리아는 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지금은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친골라니 생태전환부 장관은 이탈리아가 내년 말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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