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이색 보험..층간소음 이사 비용부터 학교폭력까지 보장

김기진 2022. 5. 1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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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 이색 상품이 속속 등장하며 눈길을 끈다.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이슈에 대응하는 상품, 새롭게 트렌드로 떠오른 소비 습관이나 생활양식에 걸맞은 상품이 하나둘 나오며 소비자 관심을 모은다.

보험업계에 이색 상품이 속속 등장하며 눈길을 끈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상품, 스크린골프 등 새롭게 트렌드로 떠오른 소비 습관에 걸맞은 상품 등이 나오며 관심을 모은다. (골프존 제공)
▶학교폭력·파밍·스미싱 보장한다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가입 가능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상품으로는 캐롯손해보험 ‘층간소음 이사보험’과 하나손해보험 ‘학교생활플랜’ 등이 있다.

층간소음 이사보험은 주상복합을 포함한 아파트 거주자가 층간소음으로 분쟁조정 신청을 했음에도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이사를 해야 할 때 이사 비용을 2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가입 비용은 전세 입주자 1만2000원, 자가 입주자 1만7000원이다. 특약을 통해 부동산소유권과 관련된 소송 법률 비용, 임대차보증금 소송 법률 비용을 보장받는 것도 가능하다. 가입은 전입일 포함 90일 이내에 신청이 가능하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층간소음은 개인마다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다. 협의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커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층간소음 분쟁으로 발생하는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생활 속 안전장치와 같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생활플랜은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교폭력 피해, 어린이보호구역 자동차 사고와 대중교통 사고 부상, 골절 수술비 등을 보장한다. 만 6세부터 11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보험료는 남자 1만1390원, 여자 9580원이다. 보험료를 한 번만 납입하면 1년간 가입이 유지된다. 이 보험상품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판매 중이다. 비슷한 콘셉트로 미취학아동을 위해 개발된 ‘유아생활 안전플랜’도 눈길을 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동학대 피해와 이로 인한 민사소송 변호사 선임비, 어린이보호구역 자동차 사고 등을 보장한다. 보험료는 6110원, 가입 연령은 만 0~7세다.

캐롯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10월 학교폭력 대응을 위한 ‘캐롯스쿨가드보험’을 선보였다. 학교폭력 심의 위원회에서 피해자로 판정되면 학교폭력 피해 치료비와 피해 처리를 위한 행정사 또는 변호사 비용을 지급한다. 행정사 상담도 1회 무료로 제공한다.

현대해상이 내놓은 ‘하이사이버안심보험’도 눈길을 끈다. 인터넷 쇼핑몰 사기, 인터넷 직거래 사기, 사이버 금융범죄(피싱·파밍·스미싱·메모리해킹)로 피해를 입었을 때 사고당 각각 500만원까지 보장받는다.

▶취미 생활 관련 보험도 눈길

▷홀인원, 스크린골프서도 보장

소비 트렌드나 생활양식을 반영한 상품도 여럿이다.

삼성화재가 3월 내놓은 ‘다이렉트 스크린홀인원보험’이 대표적. 골프와 더불어 스크린골프가 인기를 끌자 등장한 상품이다. 스크린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을 때 들어가는 기념품 구입 비용, 만찬 비용, 스크린골프 비용 등을 20만원 한도 내에서 보장한다. 그간 홀인원 보험은 오프라인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는데 다이렉트 스크린홀인원보험은 스크린골프 도중 홀인원을 했을 때 보험금을 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골프존이나 SG골프 매장에서 이용 가능하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모바일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가입하면 된다. 홀인원 이후 30일 내에 스코어카드, 홀인원 시간이 확인되는 사진, 영수증만 제시하면 된다. 18홀 한 경기 보험료는 1000원이다.

에이스손해보험은 골프와 더불어 요즘 인기 취미 생활로 부상한 차박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한다. ‘Chubb 국내여행 차박보험’이다. 차량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 기간 중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사고 처리지원금을 최대 5000만원 한도로 보장한다. 상해로 인한 골절 수술비, 깁스 치료비, 응급실 내원 치료비 등도 지원한다. 보험 기간은 2일, 보험료는 2200원이다.

NH농협생명은 3월 ESG를 키워드로 내걸고 ‘NH올바른지구 대중교통안전보험’을 내놨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통해 환경보호에 기여하고자 개발한 상품이다. 대중교통 재해로 사망 시 1억원, 기타 교통 재해 사망 시 5000만원을 지급한다.

이 밖에 삼성생명은 4월 7일 스마트워치로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삼성 유쾌통쾌 건강보험 와치4U’ 판매를 시작해 관심을 끈다. 6대 질환인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만성 간, 폐, 신장 질환 진단을 보장하는 상품인데, 가입자에게는 갤럭시 워치4가 제공된다. 가입자는 워치를 활용해 걸음 수, 혈압, 체성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생명 전용 건강관리 앱을 이용해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각종 운동량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운동목표를 달성하면 제휴 포인트몰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한다.​

보험사가 이처럼 세분화된, 트렌드에 발맞춘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소비 세력으로 떠오르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 태어난 세대)는 오랜 기간 돈을 내야 하고 구조가 복잡한 기존 보험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가입이 편리하고 보장 내용이 명확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포화된 보험 시장에서 일반적인 상품만으로는 고객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설득력 있다. 특징이 뚜렷한 상품으로 회사 인지도, 선호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이색 보험

가상자산 하락 보상하고 전자화폐로 보험금 지급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보험 상품은 진화를 거듭한다. 기존 보험이 보장하지 않던 영역을 보장하거나 보험금 지급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바꾼 상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보험이 첫손에 꼽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이더리스크와 넥서스뮤추얼, 브릿지뮤추얼 등이 가상자산 관련 보험을 보유했다. 이더리스크는 가상자산 지갑 도난이나 해킹, 대출 담보로 잡힌 가상자산 가치 하락 등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넥서스뮤추얼은 가상자산 가치 하락 위험, 스마트계약 관련 코딩 오류, 가상자산 거래소나 수탁기관 인출 중단이나 해킹 관련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상품을 제공한다. 브릿지뮤추얼은 스마트계약 해킹을 비롯한 범죄로 가상자산에 영구적인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보상한다. 장윤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에 따라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위험 보장 서비스가 등장하며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손해보험사인 손보재팬은 5월부터 일부 보험 상품 보험금을 전자화폐로 지급하는 선택지를 제공하기로 결정하며 눈길을 끈다. 지급 보험금 규모가 10만엔 이하인 상해보험에 한해 라인페이, au페이를 비롯한 간편결제를 통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향후 전자화폐 종류를 늘릴 예정이며 자동차 보험, 해외여행 보험 등으로 보험 종류도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금 수령 절차가 간편해지고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 회사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식주의자, 또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려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보험사도 있다. 미국 생명보험사 헬스IQ는 의료 검사, 병력 검사, 비건 IQ 퀴즈 결과를 종합 분석해 채식주의자에게 기존 보험 대비 보험료를 4~33% 낮게 책정한다. 미국 생명보험 기업 존핸콕이 운영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바이탈리티 프로그램은 채식 위주 식료품을 구매한 가입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이나 식료품 구입 시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스라엘 생명보험사 크랄인슈어런스 역시 건강선언문에 서명한 채식주의자협회 회원은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미국에서는 최근 ‘학업중단위험 보험’이 관심을 받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건강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대학생이 늘었는데 미국 대학 상당수는 학비 환불 관련 규정이 엄격해 학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이에 따라 건강 문제로 휴학을 하게 되면 학비와 기숙사비 일부를 돌려주는 보험 수요가 코로나19 국면에서 크게 늘었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8호 (2022.05.11~2022.05.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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