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봤나?" L당 1950원 넘은 경유값.. 14년 만에 휘발유 추월

황인호 2022. 5. 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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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업을 하는 A씨(60)는 12일 아침 주유소에 들렀다가 눈을 의심했다.

경유의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휘발유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1월 첫 주 기준으로 국제 시장에서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배럴당 3달러 높았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격차는 배럴당 25달러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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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강세현상 당분간 지속 전망

화물운송업을 하는 A씨(60)는 12일 아침 주유소에 들렀다가 눈을 의심했다. 경유 가격이 ℓ당 1978원으로 찍혀 있었다. 전날 1960원에 주유했던 A씨는 반나절 새 18원이나 오른 가격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20만원이면 가득 차던 게 이젠 35만원을 넣어야 한다. 휘발유보다 비싸다”고 토로했다.

경유의 전국 평균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950원을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 경유의 전국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4.63원 오른 ℓ당 1952.22원을 기록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14년 만에 발생한 휘발유와의 가격 역전현상도 이틀째 이어졌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48.29원으로 전날보다 2.18원 상승했다. 경유의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휘발유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질까.

국제 시장에서는 보통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다. 소비처가 다양한 만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서다. 유럽의 경우 육상 운송용 연료 판매 중 약 75%를 경유가 차지한다. 승용차의 40%도 경유차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이전에는 휘발유보다 보통 배럴당 5달러 더 높게 경유를 거래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기간에는 경유 수요가 줄면서 휘발유 가격을 밑돈 적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화된 지난해 말에 가격을 다시 회복했다. 1월 첫 주 기준으로 국제 시장에서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배럴당 3달러 높았다.

문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터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적인 경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상당부분 막히면서 ‘글로벌 경유 공급망’이 무너졌다. 러시아 의존도가 60%에 이르는 유럽에서 다른 공급처를 찾으면서 국제 경유 가격은 급등세를 탔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격차는 배럴당 25달러까지 벌어졌다.

한국에서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것도 이런 국제 정세를 반영한 결과다. 한국은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 경유를 생산하는데,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 판매가에 연동해 가격을 결정한다.

여기에다 정부의 일률적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역전현상을 부추겼다. 정부는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종전 20%에서 30%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ℓ당 247원, 경유는 ℓ당 174원의 인하 효과를 보고 있다. 휘발유의 세금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의 격차가 다소 좁혀졌었는데, 국제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역전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경유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곧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도 다가오고 있어 수요·공급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빠듯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유 가격 고공행진이 쉽사리 소강상태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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