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이들에게 보내는 찬사..배우 이정은의 '오마주'

임세정 2022. 5. 12. 17: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엄마가 만든 영화는 제목부터 구리다"며 핀잔을 주는 아들, "언제까지 돈도 못 버는 영화를 할 거냐"며 밥이나 달라는 남편.

흥행 실패를 거듭 중인 중년의 영화감독 지완(이정은)은 관객이 세 명 뿐인 극장에 앉아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정은은 이번 영화로 장편에서 처음 단독 주연을 맡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두 번째 여성 감독 홍은원의 이야기
신수원 감독 "이정은, 테이크마다 다른 표정 보여줘"
1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 기자간담회에서 신수원 감독(왼쪽)과 배우 이정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준필름 제공

“엄마가 만든 영화는 제목부터 구리다”며 핀잔을 주는 아들, “언제까지 돈도 못 버는 영화를 할 거냐”며 밥이나 달라는 남편. 흥행 실패를 거듭 중인 중년의 영화감독 지완(이정은)은 관객이 세 명 뿐인 극장에 앉아 가슴이 답답해진다.

시나리오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던 그는 1960년대 활동하던 한국 두 번째 여성 감독 홍재원의 작품 ‘여판사’의 필름을 복원하는 아르바이트를 맡게 된다. “여자가 재수 없게 편집실에 들어온다”는 소리를 듣던 시절, 홍 감독과 함께 작업하던 편집기사 옥희(이주실)를 만나며 지완은 자신의 열정을 되돌아 본다.

영화 ‘오마주’는 1960년대 활동했던 여성 감독 홍은원과 그의 실제 작품 ‘여판사’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은 장편영화 데뷔작 ‘레인보우’로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상을, 단편영화 ‘순환선’으로 칸 영화제 카날플뤼스상을, ‘명왕성’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한국 여성감독이다.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 감독은 “2011년 ‘여자만세’라는 MBC 특별기획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1950~60년대 활도했던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남성 중심이었던 곳에서 칼 없이 버텼던 용감한 여성 감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스크린에 비치는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석처럼 빛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정은에 대해서는 “작품을 하면서 ‘왜 이렇게 뒤늦게서야 주연을 하게 됐나’ 할 정도로 이전에 보지 못한 수많은 표정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테이크마다 다양한 모습들이 나와서 고르느라 편집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신수원 감독. 준필름 제공

이정은은 이번 영화로 장편에서 처음 단독 주연을 맡았다. 이정은은 “신 감독은 작은 체구에 매서운 눈초리를 가진 작은 거인이다. 현장에서 보여준 열정이 아주 뜨거워 혼신을 다할 수밖에 없었고, 격려와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연출을 하면서 망한 작품이 많아서 그만뒀다. 나와 동일시되는 부분이 많아서 감독님이 어떤 부분을 고민하셨는지, 내가 어떻게 연기에 녹일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다”며 “촬영 21회차 내내 감독님과 모든 컷에 대해 심도있게 이야기하고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이켰다.

1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정은. 준필름 제공

지완의 남편과 아들로 분한 권해효, 탕준상은 생활 연기로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는 여정 속에서 여성 영화인들의 삶과 영화에는 박수와 찬사를, 꿈과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겐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끝까지 살아남아”라는 옥희의 대사는 지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말일지 모른다.

영화는 제69회 호주 시드니영화제, 제18회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1회 트라이베카영화제, 2022 워싱턴한국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제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러닝타임은 108분, 개봉은 26일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