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 압력 커져" 中 인정.. 리커창 "고용·물가 안정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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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확산한 코로나19 때문에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위협 요인으로 코로나19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최근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가 1억6000만명, 경제 피해액은 18조 위안(340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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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방역이 경제 망친다' 인식 확산
WSJ "존재감 없던 리커창 영향력 확대"
중국 정부가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확산한 코로나19 때문에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고강도 봉쇄에 따른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시행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새로운 전염병 발생 상황과 예상을 벗어난 국제 정세 변화의 영향으로 4월 경제 하방 압력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 임무 배치를 관철하고 신념을 확고히 하며 어려움과 도전을 직시해 경제 전반을 안정시켜 제20차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용 안정, 물가 안정, 투자 활성화를 재정·통화 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또 학자금 대출 이자를 단계적으로 면제하고 원금 상환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도 지난달 29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경제 회의에서 “코로나19 발생 상황과 우크라이나 위기가 더해져 우리 경제 발전 환경의 복잡성, 심각성,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위협 요인으로 코로나19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국내외 환경에서 변화가 나타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국제 정세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이 중첩된 복잡한 국면에서도 당 중앙이 방역과 경제 사회 발전을 통합 조정하고 있다며 오히려 성과를 부각하는 데 치중했다.
그러나 경제 활동이 중단된 데 따른 피해는 각종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4월 수출 증가율은 3.9%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같은 달 47.4로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50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상하이 봉쇄 충격은 다음 주 발표될 4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업률 등 주요 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최근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가 1억6000만명, 경제 피해액은 18조 위안(340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의 2.3%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5.5% 안팎을 제시한 상태다.
이렇듯 ‘제로 코로나’를 위한 봉쇄 조치가 중국 경제를 망친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 주석 집권 내내 존재감이 없었던 리 총리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리 총리가 일부 조치들이 완화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거대 정보기술기업(빅테크) 산업 발전 촉진 등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리 총리의 입김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리 총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후임 총리 인선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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