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만들기 좋은 계절, 뽕잎차를 만들었습니다

이숙자 2022. 5. 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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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딴 뽕잎으로 차 만들기, 이렇게 따라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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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 기자]

오월은 차 만들기 좋은 계절이다. 각종 나무들이 물이 올라 영양분을 잔뜩 머금고 있다. 며칠 전 큰댁엘 갔다. 시숙 어른과 식사를 같이 한 후 차 한 잔 하면서 차담을 하고 큰집 밭 뽕나무에서 뽕잎을 땄다. 아직은 조금 이른 듯 하지만 조금 지나면 뽕잎에 진딧물이 낀다. 그러므로 뽕잎 따는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지금 따다가 차를 만드는 것이 싱그럽고 맛이 좋다.

남편과 함께 뽕잎을 땄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남편과 놀이 삼아 계절이 주는 먹거리를 만들고 살아가는 일들이 소소한 즐거움이다. 일도 두 사람이 하면 힘겹지 않고 재미있다. 둘이 뽕잎을 따니 금방 양이 제법 된다. 뽕잎을 따고 차를 만들 생각에 마음이 벌써 설레며 기대된다. 어떤 맛이 나 올까? 일을 할 때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재미있다.

작은 일도 내가 만들고 즐길 때 오는 기쁨이 크다. 그 생각에 주변을 돌아보며 재미있는 일감들을 찾는다. 삶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결과물이다. 행복도 기쁨도.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 시간을 관리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하루 하루의 시간이 소중하고 짧게 느껴진다.

큰집에서 딴 뽕잎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뽕잎차를 만들기를 한다.
 
▲ 줄기를 분리해서 씻어 놓은 뽕잎 뽕잎을 따다가 다듬어 씻어 놓았다
ⓒ 이숙자
 
뽕잎차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1. 뽕잎은 줄기를 떼고 잎은 깨끗이 씻어 놓는다. 요즈음 송화가루가 날려 뽕잎에도 많이 붙어 있으니 잘 씻어야 한다. 4번 이상 깨끗이 씻어 바구니에 담아 물기를 뺀다.

2. 이틀 정도 베란다 그늘에서 물기가 마르도록 둔다. 

3. 시든 뽕잎은 잎을 가지런히 모아 가위로 자른다. 그냥 덖을 경우 잎이 너무 커서 다관에 우리기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뽕잎차 만들 떼 제일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다. 

4. 자른 뽕잎은 프라이팬에 180도의 온도에서 볶고, 익으면 꺼낸다. 꺼낼 때 뜨거우면 장갑을 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뽕잎이 익으면 큰 바구니에 담아 두 손으로 비벼 유염을 한다. 유염이란 찻잎을 비벼 부피는 줄이고 찻잎에 상처를 내어 차가 잘 우러나오도록 하는 일이다. 세 번을 덖은 후 그늘에서 말린다.

5. 햇볕이 좋은 날은 하루만 말려도 바삭바삭해진다. 프라이팬에서 수분이 날아간 뽕잎은 조금만 말려도 건조가 잘 된다. 바삭하게 마른 뽕잎차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 후라이 팬에서 덖기 후라이 팬에서 뽕잎을 덖는다.
ⓒ 이숙자
▲ 완성된 뽕잎차 차를 덖어 그늘에 말린 차
ⓒ 이숙자
▲ 보관하기 완성된 차는 유리병에 보관한다
ⓒ 이숙자
▲ 차 마시기 완성된 뽕잎차 우려 마시기
ⓒ 이숙자
 
덖은 후 이틀 그늘에서 말리니 바삭바삭해졌다. 저장하고 먹을 유리병이나 다른 곳에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담아 놓고 마시면 된다.

병에 담아 놓은 차가 제법 된다. 딸들도 주고 주면에 나눔도 하고 일 년 동안 우려 마실 생각을 하니 마음이 흐뭇하다. 뽕잎차를 새로 만들고 맛이 어떨지 궁금해서 뜨거운 물을 끓여 차를 우리니 차의 빛깔도 연둣빛으로 예쁘다.  

우린 차를 한 모금 마시니 맛이 싱그럽고 입 안이 상쾌하다. 새로 만든 차라서 그렇기도 하고 뽕잎의 향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뽕잎차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 특히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는 마시기 알맞은 차다. 

뽕잎차는 공복 혈당을 떨어트려 혈당 조절을 해 준다. 뽕잎에 함유된 가바 성분은 아미노산 일종의 신경 전달 물질로 중성지질과 혈압을 조절해 준다. 혈관 질환이 있는 분들이 수시로 마셔주면 뇌졸중, 중풍, 심장질환, 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효능을 가지고 있는 뽕잎차를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계절에 맞는 차를 만들고 내가 좋아하는 삶을 추구하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지금이 좋다. 하루의 기분은 우리의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매일 눈으로 보고 느끼고 내 감정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내 삶을 사랑할 것이다. 계절에 맞는 차를 만들어 마시는 행위는 내 작은 삶의 기쁨 한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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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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