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RBC 뚝뚝, 하반기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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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 비율이 크게 하락해 보험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본금이 줄고, RBC비율도 떨어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2일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RBC비율 하락 관련 미팅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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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 비율이 크게 하락해 보험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일부 보험사들은 당국 권고치인 150%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법정기준(100%)을 맞추지 못하는 회사들도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12일 한국기업평가는 DGB생명과 한화손해보험, NH농협생명, 흥국화재, DB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등 총 7개 회사가 올해 RBC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RBC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보통 150% 이상을 권고한다.
RBC비율이 떨어지는 것은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본금이 줄고, RBC비율도 떨어진다.
RBC비율이 150% 이하로 간다고 해서 당장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RBC비율을 다시 높이라는 권고를 받을 수 있고 회사는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RBC비율이 자꾸 하락하면 새로운 보험상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것조차 어려워져 영업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RBC비율이 크게 떨어지자 보험사들은 자본성 증권 발행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보험사들의 후순위채권,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을 총 2조3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문제는 자본성증권 역시 발행한도가 있어 이를 다 소진한 회사는 추가로 자본확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한기평은 KDB생명과 흥국화재, 흥국생명, DGB생명 등이 이미 법령상 자본성증권 발행 한도를 거의 소진해 RBC비율 하락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채권가격 추가로 하락해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되면 법정 기준 미만으로 RBC비율이 추락하는 보험사도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2일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RBC비율 하락 관련 미팅을 열기도 했다.
당시 보험사 CEO들은 금감원에 신지급여력제도(K-ICS) 조기 도입과 같은 규제 완화 대책을 요구했다. K-ICS가 도입되면 회계기준이 변경돼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도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해 대책 마련과 관련해 내부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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