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株 시대' 저무는 신호인가..애플 '세계 1위 시총' 자리 다시 아람코에 내줘

황지수 2022. 5. 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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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로이터연합)
미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애플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지위를 잃었다. 최근 유가 급등과 기준금리 인상 흐름 속에서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상장사 자리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 내준 것이다.

11일(현지시간)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이후 애플의 시총은 2조3710억달러(약 3022조원)로 2위로 밀려났다. 이에 '글로벌 시총 1위' 지위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국영회사인 아람코(2조4240억달러)가 차지하게 됐다.

아람코는 2019년 12월 기업공개와 함께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이 된 바 있지만 이후 2020년 8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양의 수혜를 입은 애플에 밀렸었다. 그리고 다시 올해 2022년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아람코 주가는 올해 들어 27% 이상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폭등하면서 이익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5.18% 폭락하며 14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17.5%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시총 규모 역시 감소해 급기야 2위로 밀려난 것이다. 인플레이션 충격파가 글로벌 시총 지도를 다시 쓰게 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다른 대형 기술주들은 시총 '톱10' 지위는 유지하고 있으나 시총 규모 자체는 감소했다.

이처럼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경제 상황이 변화하면서 두 회사와 관련 업종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정유주들은 유가 급등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78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긴 가운데 아람코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도 올해 들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에너지 업종이 40% 가량 올랐다. S&P 500 종목 중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107% 상승률을 기록한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이다.

유가 인상은 한편으로 인플레이션 심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기술주와 성장주들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재무제표가 비교적 튼튼한 애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100 지수는 올해 들어 24.8% 급락하면서 더 큰 하락폭을 보였다.

[황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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