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비타민C처럼 먹었는데.. 손해 크다고?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5.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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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심혈관 질환 없으면 예방 목적 복용 권고 안 해
국내선 고위험군 한정 1차 예방 목적 복용 권고 고려
60세 이상 고령이라도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낮다면, 1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할 필요 없다는 지침이 새롭게 검토되고 있다. /바이엘코리아 제공

최근 많은 고혈압, 심혈관 질환자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이 생겼다. 미국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USPSTF)가 심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60세 이상 성인에게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이다.

항혈소판제의 한 종류인 아스피린은 심혈관 질환을 위해 비타민C처럼 먹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그간 중장년 이상 성인에게 적극적인 복용이 권고돼왔다. 실제 많은 이들이 복용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갑자기 위험한 약이 된 것일까? 아스피린 복용을 앞두고 있다면, 이미 복용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알아보자.

◇USPSTF "아스피린 1차 예방 목적 복용, 이익보다 손해 커"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일단 미국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USPSTF)의 최신 권고를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USPSTF의 60세 이상 아스피린 사용 금지 권고는 무작정 아스피린을 중단하라거나 복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아니다. USPSTF의 권고는 '60세 이상인 경우, 심혈관 질환 1차 예방을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을 시작할 필요가 없다'이다. 1차 예방이란 현재 특정 질환이 없지만, 그 질환이 발병하지 않도록 미리 약물복용 등 조치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USPSTF의 권고는 현재 심혈관 질환이 없는 60세 이상이라면, 심혈관 질환 예방목적으로 굳이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지 말라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USPSTF의 최신 권고는 60세 이상일 경우, 1차 예방을 목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복용 중인 아스피린을 당장 중단하라거나 2차 예방 목적 복용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2차 예방은 이미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 상태에서, 중증화 등을 막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일이다.

그는 USPSTF의 이번 권고를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연령별 손익이 반영된 것이라 보면 된다고 전했다.

김광일 교수는 "2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 이득은 한 번도 부정된 적이 없다"라며 "2차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복용 이득은 출혈위험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1차 예방목적일 경우, 아스피린으로 인해 발생할 출혈 위험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우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출혈 위험, 수혈, 입원 위험이 커지고, 아스피린이 출혈 위험을 높이는 건 분명하다”라며 “그 때문에 USPSTF가 60세 이상에게 일부러 1차 예방 목적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고위험군 대상 제한적 복용 권고 검토… 최종안 곧 공개

다만,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미국과 다소 다른 권고 지침을 검토 중이다. USPSTF는 60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1차 예방 목적 아스피린 복용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60세 이상이라도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라면 아스피린 복용을 권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현재 검토 중인 '2022 고혈압 진료지침' 초안을 보면, 학회는 아스피린 사용의 이득이 명확한 고위험군 환자에 주로 사용하고, 위험도가 낮은 고령 환자에서 아스피린은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학회는 혈압 조절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아스피린 사용의 이득이 명확한 심혈관질환, 죽상경화증 등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아스피린 사용을 권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미 아스피린을 사용 중인 환자가 고령이 됐을 땐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의사가 아스피린 중단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김광일 교수는 "미국은 위장관 출혈 시 내시경을 받기도 어렵고, 위장보호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어렵기에 위와 같은 권고가 나왔으나, 우리나라는 의료 환경이 달라 우리나라 현장에 맞는 아스피린 복용 지침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은 확실하지만, 위장관 출혈 위험을 높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건강에 이득이 더 큰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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