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취임 직후 진짜 짐쌌다..약속대로 국회 돌아간 '1번 윤핵관'
11개월만의 휴식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쓰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607호가 11일 텅 비어있었다. 장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첫 캠프 총괄상황실장으로, 당선 후에는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 윤한홍 의원과 함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1번 윤핵관 장 실장’이었다. 지난해 6월부터 숨 가쁘게 뛰어온 그는 지난 10일 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뜨거운 무대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면 국회로 돌아오겠다”고 숱하게 말한 약속을 결국 지켰다.
“비선” 논란 피하려는 張
“조용히 초야에 묻히겠다”, “내가 뉴스메이커가 되면 안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 전부터 장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반복했다. 실제 그는 취임식 직후 “당분간 정치 메시지를 내지 않고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산 지역 언론과 인터뷰한 뒤, 짐을 싸 자신의 지역구(사상)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장 의원은 인터뷰에서 “측근 논란에서 자유롭고 싶다. 직책 없는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면 정부가 국민에게서 외면받기 시작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장제원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를 향한 윤 대통령의 신임은 두터운 게 사실이다. 장 의원 본인이 귀향 직전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오늘) 0시에 국군통수권 이양을 받았는데 (9일) 밤 11시에 전화해 ‘이 사람은 어떠냐’고 물어봤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취임 직전까지 윤 대통령이 장 의원과 인선 문제를 깊숙하게 논의했다는 얘기다.
정무장관·법사위원장行 거론
장 의원이 향후 여권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한번 신뢰한 사람을 계속 믿고 쓰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때문이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의중과 업무 스타일에 누구보다 더 정통하다. 그래서 당 내에선 "정부조직법 개정 후 정무장관에 기용되거나, 그에 앞서 정무특보부터 맡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3선인 장 의원은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 물망에도 올라있다. 새 정부 초반 펼쳐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2라운드’ 격돌에서 장 의원이 제1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이 국회에 돌아와 법사위원장을 하려 한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법조인 출신 국민의힘 의원도 있다.
당내 ‘친윤’ 구심점?
원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취임하자마자 지방선거를 치르는데, 0선 정치 신인 대통령의 ‘윤심’ 창구 역할을 권 원내대표 혼자 도맡기는 버겁지 않겠느냐”며 “자연스레 당내 친윤 구심점인 장 의원 곁으로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을 거치며 이른바 '친윤계' 의원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장 의원이 좌장 역할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었다.
이날 장 의원 사무실에는 인수위 보고서를 들고 찾아온 당 관계자 등이 왔다가 헛걸음을 하고 돌아갔다. 홀로 사무실을 지키던 비서관은 “보좌진 전원에 휴가령이 내려졌다. (장 의원이) 언제까지 부산에 머물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심새롬·최민지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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