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홈피서 '中 유일정부' 삭제.. 中 급소 찌른 美

권지혜 2022. 5. 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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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만 개황 보고서(팩트시트)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 미 국무부의 대중 정책 발표를 앞두고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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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은 중국 영토 일부" 반발
"개황 변경은 정기 업데이트" 해명
순방 앞둔 바이든 대중압박용 분석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의 '대만 개황 보고서'(팩트시트). 미 국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팩트시트를 수정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


미국 국무부가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만 개황 보고서(팩트시트)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 미 국무부의 대중 정책 발표를 앞두고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린 것이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정치화하는 꼼수를 중단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5일 미국과 대만의 양자 관계 개황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변경된 개황 첫 부분에는 “대만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 강국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라며 “미국은 대만과의 비공식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만관계법에 따라 협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돼 있다.

이어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며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이 자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위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가 2018년 8월 공개한 개황 첫 부분은 “미국과 대만이 강건한 비공식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돼 있었다. 당시 개황에는 미·중 3대 공동성명에 따라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인정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다만 “미국은 대만관계법, 미 중 3대 공동성명, 6대 보장에 기초해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갖고 있다”고 명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개황 변경은 정기적인 업데이트”라며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등과 맞물려 중국 압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2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일본으로 가 미·일 정상회담 및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 순방 기간 미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킬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가 곧 발표할 대중 정책은 중국에 대한 보다 강경한 입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라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자 국제관계의 준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관련 팩트시트를 수정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허무는 꼼수”라며 “미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한 정치적 조작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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