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헤드셋 벗은 RNG, 라이엇 "상하이 봉쇄 때문에.." [MSI]
중국 상하이 봉쇄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참가한 중국 프로리그(LPL)의 ‘로열 네버 기브업(RNG)’이 또 한 번 형평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라이엇 게임즈는 하루 만에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2022 MSI 개막전이 열린 10일, 중국 RNG와 IW(터키)의 맞대결 당시 공개된 장면 하나가 논란의 불씨가 됐다.
부산에서 대회를 치르는 10개 지역과 달리, RNG는 중국 내 상황이 악화되면서 온라인으로 대회에 참가한다. 그런데 이날 RNG 선수단이 헤드셋도 제대로 쓰지 않은 채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담겼다. 아예 헤드셋을 쓰지 않은 선수, 이어폰을 사용했으면서 심지어 한쪽 귀에만 착용한 선수도 보였다. 선수단이 쓰는 모니터 규격이 통일되지 않은 모습도 확인됐다. 급기야 경기 도중엔 선수들을 비추는 캠 카메라가 꺼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공정성 훼손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방역 강화로 심판까지 자리하기 힘든 상황에서 코칭스태프와 전략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엇이 발표한 규정집에 따르면 MSI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개인 헤드셋과 모니터를 사용할 수 없다. 외부 소음원을 막기 위해 헤드셋은 최소 ‘핑크 노이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또 헤드폰은 플레이어의 귀에 직접 장착해야 한다. 선수를 상시 감시하는 카메라는 최소 2대 이상이어야 한다.
논란이 거세지자 나즈 알레타하 LoL e스포츠 총괄은 11일 직접 RNG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RNG의 숙소와 연습실을 포함한 상하이의 일부 지역은 더 엄격한 ‘이동 통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RNG의 시설에 출입이 가능한 사람이 없었고 배송 또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심판이 RNG 시설 내부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LPL 플레이오프 때와 유사하게 RNG의 경기에 대해서는 원격으로 심판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RNG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장소를 항상 모니터링하기 위해 여러 대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배치했다. 대회 내내 RNG 모든 선수들의 화면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 전체를 볼 수 있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 외에 다른 인원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헤드셋 이슈에 대해선 “상하이가 봉쇄되는 바람에 우리는 무대에서 사용하는 헤드셋을 RNG에 전달할 수 없었고 봉쇄가 이어지는 동안 그들이 보유한 개인 헤드셋을 사용하도록 요청했다”면서 “이 헤드셋에는 무대용 헤드셋에 들어가는 특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음성 통신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통할 때 상당한 에코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확인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고자 우리는 선수들이 소프트웨어 상에서 서로를 음소거하고 경기실 안에서 서로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했고, 일부 선수들은 이 과정에서 헤드셋 한쪽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즈 알레타하 총괄은 “RNG 선수들은 팀 동료들의 음성만 음소거했고 선수들이 나누는 모든 음성 통신은 여전히 심판진에게 모니터링을 위해 전달됐다. 이는 부산의 무대 환경과 다른 부분이지만, RNG 선수들이 무대 위 선수들과 동일한 수준의 명확한 소통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대회 내내 경쟁적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며 상하이와 부산에서의 경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라이엇의 해명에도 불구, RNG 연습실 벽면에 배치된 MSI 관련 배너를 놓고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헤드셋 등도 배송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이를 RNG가 어떻게 준비했냐는 것.
이에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상하이 이동 통제가 덜 엄격했을 때 배송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RNG는 이번 대회 이전에도 특혜 논란을 받아왔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해 MSI에서 RNG의 귀국 일정을 이유로 다른 팀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 변경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한국 대표 담원 기아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같은 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선 RNG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일정을 짰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산=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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