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 국운 건 엘살바도르 '야수의 심장'..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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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상화폐)를 통해 경제적 주권을 얻으려는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실험은 성공할까.
비트코인을 정부 예산으로 사들이고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장에서 추가 매수에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 안정성·건전성, 소비자 보호에 위험이 크다"며 엘살바도르 정부에 비트코인에 대한 법정통화 채택 취소를 요구했다.
엘살바도르 정부와 부켈레 대통령은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한 가격을 저점으로 판단하고 추가 매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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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종일 하락세.. 3만 달러 방어도 위태
암호화폐(가상화폐)를 통해 경제적 주권을 얻으려는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실험은 성공할까. 비트코인을 정부 예산으로 사들이고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장에서 추가 매수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서 가상화폐는 가치 하락 위험에 놓였지만, 엘살바도르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저가에 매수했다. 비트코인 500개를 평균 단가 3만744달러에 샀다”고 적었다. 우리 돈으로 약 196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는 얘기다. 부켈레 대통령은 12시간쯤 뒤 이 트윗을 재배포하며 “매수한 비트코인을 당장 팔아 100만 달러를 벌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세계 최초의 국가다. 엘살바도르에서 현재 유통되는 통화는 미국 달러화와 비트코인뿐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을 선언한 지난해 9월 정부 예산으로 200개를 매수했다. 그 이후에도 엘살바도르 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매수 소식이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수량과 평균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300개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으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채굴·유통 도시를 건설하는 구상도 밝혀왔다. 비트코인에 ‘국운’을 건 셈이다.
문제는 비트코인의 강한 변동성으로 급변하는 엘살바도르 물가, 가치 하락에 따른 정부의 손실에 있다.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통화로 채택될 당시 4만4000달러 선에 거래됐다. 이로부터 2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8일 6만8000달러를 찍고 사상 최고가에 도달했다. 당시 한국에선 82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연준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대도시의 ‘코로나 봉쇄’로 이어진 일련의 위기에서 유동성을 회수하자 가상화폐 시장도 급변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최근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인 3만 달러로 내려왔다. 이마저도 붕괴될 위험에 놓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 안정성·건전성, 소비자 보호에 위험이 크다”며 엘살바도르 정부에 비트코인에 대한 법정통화 채택 취소를 요구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IMF의 요구를 거부했다. 비트코인을 ‘경제적 주권’으로 여기는 탓이다.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IMF의 요구를 받은 지난 2월 1일 자국 방송에서 “어느 다자간 기구도 한 국가에 정책을 강요할 수 없다. 국가는 주권을 가졌고, 공공 정책에 대한 자주적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정부와 부켈레 대통령은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한 가격을 저점으로 판단하고 추가 매수에 나섰다. 그야말로 ‘야수의 심장’으로 투자한 셈이다. 하락장에서 무모할 만큼 공격적인 매수 행위를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야수의 심장’으로 묘사한다.
하루의 손익만 놓고 보면 엘살바도르 정부와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투자 판단은 빗나갔다. 비트코인은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5시 현재 3만3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4.5%, 1주일 전보다 21.3%나 밀린 가격이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부켈레 대통령이 500개를 매수하며 공개한 평균 단가보다 아래에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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