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하르키우 4개 마을 탈환.."북동부 러군 몰아내는 중"
우크라이나 북동부 전선 요충지로 꼽히는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지역을 수복하는 등 돈바스 전투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주장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북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가 점령한 4개 마을을 수복하고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주둔군 공보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수일 동안 체르카스키 티슈키와 루스키 티슈키 마을 등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비디오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단 승리에 대한 압박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차 세계대전 때 구소련과 독일 공방전의 최전선이었던 하르키우는 이번 전쟁에서도 마리우폴과 더불어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됐다.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개전 초기부터 하르키우 점령을 위해 공세를 쏟아부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방어선을 뚫지 못했다.
이날 미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한 가운데,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닐 멜빈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국경 인근까지 진격했다"며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점령한 북동부 지역을 계속 잃는 중"이라고 했다.
러시아 국경에서 약 40㎞ 떨어진 하르키우는 러시아군의 보급선 측면에서 중요하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남쪽 이지움을 후방 기지로 삼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군에 반격을 당하면서 러시아군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나서야 할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르키우 외곽에서 러시아군이 물러나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후방 보급선이 있는 남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미 전쟁연구소 잭 킨 소장은 "하르키우에서 벌어진 상황 때문에 (러시아군은) 돈바스 통제에 필요한 중심축에서 일부 병력을 빼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대로라면 러시아는 2014년 병합한 남부 크림반도에서 돈바스까지 우크라이나 남쪽과 동쪽을 잇는 육로를 완성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흑해로 통하는 해상 통로와 함께 돈바스의 주요 산업 시설까지 잃게 된다.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군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방위력 강화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국경에 맞댄 3개 지역에 '특수작전부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 남쪽 국경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주요 루트 중 하나였으며, 벨라루스는 러시아군의 병참기지 역할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나토를 이길 순 없지만, 공격을 받으면 피해는 줄 수 있다"고 했다.
벨라루스는 나토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날 빅토르 굴레비치 벨라루스 참모총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벨라루스 국경에 계속해서 주둔 중"이라며 "최근 6개월간 양과 질에서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했다. 이에 서부 지역에 방공망과 포대, 미사일을 증강 배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천서 숨 쉰 채 발견"…윤 대통령 취임식 날, 이재명이 올린 영상
- 탁현민, 北현송월에 이런 코치 "열병식 밤에 해야 감동 크다"
- "빚 140억, 죽겠다 싶었다"…그런 임채무가 두리랜드 지킨 이유
- 김부선 취임식서 '빨간 드레스' 입고, 태진아 '빨간 넥타이' 했다
- “절대 월클 아닙니다”아버지만 모르는 그의 비밀
- 마른오징어 맨발로 꾹꾹…"한국 맞냐" 포항 영상에 발칵
- "부부 다툼 해법이 용서·화해? 결코 아니다"…해결사의 조언
- 대통령 성격 나오는 청와대 나무…아예 나무 안심은 두명은 누구?
- 이대남 오해 말라, '사병 월급 200만원' 무산돼 화난 게 아니다
- 한동훈 "제 딸 운 좋아"…조민·정유라 '스펙쌓기' 불법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