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야망은 돈바스 너머에 있다"..몰도바까지 확전 예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대부분 지역을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전역을 점령하더라도 ‘추가 목표’ 달성을 위해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러軍, 돈바스 대부분 지역 장악"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경계까지 진격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 역시 러시아군이 현재 돈바스 지역의 약 80%를 장악 중이며, 크라마토르스크 등 우크라이나 군의 통제 지역을 빼앗기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전 이전까지 돈바스 내 친러 분리주의자의 장악 범위는 돈바스 전체의 3분의 1 가량이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전역에 대한 전면 통제권을 획득할 경우, 남부 해안 도시를 점령하기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NYT는 현재 표류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협상이 재개될 경우, 러시아가 큰 레버리지(지렛대)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3월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의 주요 목표를 ‘돈바스 지역 해방’으로 수정한 바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돈바스 지역을 점령한 뒤 이를 명분 삼아 종전 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美 "푸틴의 목표는 '돈바스 너머'에 있다"
하지만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에이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돈바스 너머의 목표’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다”며 장기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푸틴의 목표는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장악한 뒤 몰도바 영토 내 친(親)러 분리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점령지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계획대로 돈바스 지역과 남부 해안도시를 모두 점령해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육로로 연결하면, 우크라이나는 아조우해와 흑해에서 차단된 내륙 국가가 되고 러시아는 부동항을 손에 넣게 된다.
헤인스 국장은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등이 있는 북부 전선에서 퇴각해 돈바스 지역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일시적 이동일 뿐이지 전쟁 목표 축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유능하고 잘 정비된 군대를 동부 전선에서 분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푸틴의 야망은 현재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보다 높다”면서 “푸틴이 자신의 목표와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깨닫기까지 향후 몇달간 더욱 예측불가능한 상태로 군사적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계엄령 선포, 산업 생산 재조정, 긴장 고조 군사 옵션을 포함한 더 극단적인 수단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몰도바로 확전, 계엄령 선포 가능성도"
헤인스 국장은 “푸틴은 러시아가 적(서방)보다 전쟁을 견뎌낼 능력과 의지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는 “(전쟁 장기화로) 식량 부족,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결의가 약해질 것으로 푸틴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가 공공연히 협박하고 있는 전술핵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징후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푸틴은 러시아 국가나 자신의 정권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인지한 경우에만 핵무기 사용을 승인할 것”이라며 “미국은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에 대한 모든 측면을 경계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인스 국장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스콧 베리어 미국 국방정보국(DIA) 중장은 “현재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양쪽 모두 이기고 있지 않다”면서 “이 같은 교착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전면전을 선포하고, 대규모 징병을 통해 수천 명의 군인을 전투에 추가로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해보인다”고 전망했다.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자신이 군사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어 외교적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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