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美 CPI지수에 쏠리는 눈..한·미 증시, 코인 시장 등 숨죽인 채 '정중동'
3월 8.5%보다 둔화 땐 인플레 완화 기대↑
5월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내내 혼조세를 보이다가 전 거래일과 비슷한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6% 하락한 3만2160.7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5% 상승한 4001.0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98% 반등한 1만 1737.67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이후 뉴욕 증시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활발해졌고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3% 아래로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플레이션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로 하방 압력도 함께 가해지면서 의미 있는 수준의 상승은 기록하지 못했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도 폭락세를 멈추고 안정세에 들어갔다. 전날(10일) 비트코인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장중 3만달러가 붕괴됐다. 하지만 이후 3만달러를 지지선으로 둔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가 몰리면서 장중 3만2000달러까지 회복하는 등 급등락을 오갔다. 5월 11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BTC당 3만934.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5월 11일(현지 시간) 4월 미국 CPI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월 CPI 발표서 인플레이션의 둔화세를 목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CPI가 전월보다 높으면 긴축 정책이 불가피하다. 만약 긴축 정책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과 같이 파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미국 주요 증시는 약세장이 예상되고 최근 들어 급격히 동조화를 이루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도 부정적 기류가 흐를 전망이다.
반대로 물가지수가 양호하다고 판단된다면 반등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캔터링 클락(Cantering Clark)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4월 CPI 상승률이 낮아질 경우 미 주요 증시 상승과 함께 비트코인이 단기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될 경우 가능성은 낮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4월 CPI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8.1%로, 전월 8.5%와 비교해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발언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4월 CPI가 전월 발표치를 밑돌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물가 상승이 장단기적으로 하향 안정될 수 있다.
이날 국내 증시도 미국의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을 지속하는 양상이다. 코스피(KOSPI)지수가 2590선에서 큰 등락으로 혼조세를 보이면서 2600선 아래에 머무는 상황이다. 5월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1시 5분 전 거래일 대비 0.19% 하락한 2589.65를 가리키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대부분 1~2% 안팎에서 등락을 오가며 혼조세다. 역시 CPI 결과를 앞둔 관망 심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지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CPI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해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으로 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이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에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클 것이기 때문에 여러 불확실성들이 혼재하는 시장 상황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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