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승객 폭행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처벌 면했다

검찰, 피해자도 고소안한 점 등 고려 불기소 처분
타이슨 측 "뒷좌석 승객, 만취 상태로 도발해"

같은 비행기에 탄 승객을 폭행한 전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56)이 처벌을 면했다.

1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 카운티 검찰은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타이슨을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건을 촉발한 점, 당시 타이슨과 피해자간 주고받은 행동, 피해자와 타이슨 모두 고소하지 않은 사실 등을 감안해 불기소 처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슨은 지난달 20일 샌프란시스코발 플로리다행 국내선 비행기에서 자신의 뒷자리에 앉은 승객 멜빈 타운센드 3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타이슨은 처음에는 자신을 알아본 타운센드 3세와 함께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그가 계속 신경을 건드리며 조롱하듯 말을 걸자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얼굴과 이마를 때렸다.

미국 연예매체 TMZ는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타운센드 3세 측은 이후 변호사를 선임했고 타이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이슨은 당시 타운센드 3세가 자신에게 물병을 던지는 등 괴롭혀 사건을 일으킨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타이슨 측은 “뒷좌석 승객이 만취 상태였고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타운센드 3세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타이슨의 처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는 경찰에도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슨의 변호인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세심하고 성실하고 전문적인 법률 집행”이라고 밝혔다.

‘핵주먹’이라는 별명을 가진 타이슨은 1986년 스무 살 나이로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하는 등 1980년대 복싱계 최고의 스타였다. 그는 1992년 성폭행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3년 가까이 복역하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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