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사건'은 무엇.. 反북한단체, 北대사관 뒤져 컴퓨터 여러 대 갖고 도주

전웅빈 2022. 5. 1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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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9일(현지시간) 송환을 결정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42)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진입 사건에 연루됐다.

북한대사관 진입 사건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2019년 2월 22일 발생했다.

반(反)북한단체인 '자유조선'이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들어가 대사관 직원들을 결박해 놓고 4시간 넘게 대사관을 뒤져 컴퓨터 여러 대를 갖고 달아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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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2019년 2월 22일 발생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2021년 4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하윤해 특파원


미국 법원이 9일(현지시간) 송환을 결정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42)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진입 사건에 연루됐다.

북한대사관 진입 사건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2019년 2월 22일 발생했다. 반(反)북한단체인 ‘자유조선’이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들어가 대사관 직원들을 결박해 놓고 4시간 넘게 대사관을 뒤져 컴퓨터 여러 대를 갖고 달아난 사건이다.

하지만 사건의 성격을 놓고 여전히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사건을 주도했다고 밝힌 자유조선은 “북한 외교관이 비밀리에 탈북을 요청했으며 북한에 남아 있는 다른 가족들의 신변 위협을 우려해 ‘위장 납치극’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북한대사관 직원들을 감금하거나 일부러 컴퓨터 등을 들고나온 것도 북한 정권이 일반적인 납치·강도 사건으로 믿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한 북한 여성이 2층에서 뛰어내린 뒤 스페인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이 어그러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스페인 사법 당국과 미국 검찰은 “자유조선 회원들이 북한대사관 직원 4명을 대사관 내 회의실에 폭행·감금하고, 강도 행위를 통해 북한대사관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은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아직 검거되지 않았고, 가담자 중 체포된 이는 크리스토퍼 안 혼자다.

한국인 미국 이민자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안은 2000년 미국 고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입대해 군 생활을 했고, 이후 대학 졸업장을 받은 뒤 기업 활동을 했다. 그러다 2009년 탈북자를 돕는 단체인 자유조선 설립자 에이드리언 홍 창을 만나 여력이 될 때마다 그를 도왔다고 한다.

자유조선은 2017년 독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등 남은 가족을 도피시킬 때 관여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토퍼 안은 이 작전에도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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