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국' 뉴질랜드도 고비..오미크론 대확산에 인구 20% 확진

10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누적 100만1898명
공식 집계보다 실감염 건수가 3배 더 많을 것이란 지적도

사진=픽사베이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코로나19 청정국'으로 평가받던 뉴질랜드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고비를 맞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보건부에 따르면 0시 기준 뉴질랜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누적 100만1898명으로, 뉴질랜드 인구(489만8000여명)의 약 20%가 감염됐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2020년 초부터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쳐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같은해 6월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하면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 3월에는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풀며 일상회복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최근 급증했다. 누적 감염자 100만여명 가운데 98만6000여명이 올해 초 이후에 확진됐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말 전파력이 매우 강한 오미크론이 유입된 탓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실제 감염 건수가 공식 집계보다 3배 더 많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수리모델링 기관 소속인 디온 오닐 박사는 이날 영국 가디언에 "우리가 보는 사례는 실제 발생한 감염자 수의 극히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증상자, 미검사자, 감염 사실을 숨기는 사람,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 등의 규모가 공식 확진자 수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닐 박사는 "실제 감염자 수를 알지 못한다면 뒤이은 대유행이나 재감염률, 코로나19 장기화 등을 예측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뉴질랜드에는 난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확진자 급증의 흐름 속에서도 뉴질랜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중증 환자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퇴치국으로 불리던 홍콩이 인구 748만명 중 9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뉴질랜드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기준 826명이다.

여기에는 백신 접종의 효과가 발휘된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가디언은 뉴질랜드 성인의 95%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고 70%가 추가 접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뉴질랜드에서도 코로나19 오미크론 BA.5 변이가 처음 발견됐다. 지난 8일 뉴질랜드 보건부는 성명을 내고 지난달 26일 남아공에서 입국한 사람이 오미크론 BA.5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