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총 톱10' 루나 반토막..출금 중단에 투자자 패닉

긴축 우려 속 금융시장이 흔들리리면서 고꾸라지는 '알트코인(비주류 암호화폐)'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산 코인인 암호화폐 ‘루나’의 가격이 10일 장중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이날 루나의 가격은 54% 폭락한 24.14달러까지 내려갔다. 일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선 루나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입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루나는 한국인 권도형 대표와 티몬의 창업자 출신 신현성 대표가 공동으로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다. 전체 암호화폐 중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어가는 유일한 국산 코인이다. 루나 가치가 급락한 건 루나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간 뒤 12시간 넘게 회복하지 못해서다.
테라폼랩스가 루나 등과 함께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 테라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1 대 1로 연동(1UST=1달러)된다. 하지만 이날 오전 1시쯤 테라 가격이 0.9달러대로 내려간 뒤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전 9시 30분쯤 0.68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테라는 전체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중 거래액이 3번째로 크다.
테라와 루나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가격을 끌어내린 건 그 구조 때문이다. 백서에 따르면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알고리즘에 따라 테라와 루나의 교환이 이뤄져 테라의 공급량이 줄고, 가치를 되돌려 놓게 돼 있다. 이전에도 테라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곧 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엔 테라와 루나 사이의 가치 안정화 기능이 장시간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테라의 가치가 폭락하자 이에 연동된 루나의 가격도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며 테라를 달러로 인출하려는 시도가 는 것으로 보인다”며 “테라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패닉 셀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테라의 담보물은 달러가 아닌 다른 비트코인 등으로 구성됐다”며 “이런 설계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 수요가 줄어드는 순간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라폼랩스 측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테라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보유해온 비트코인 중 7억5000만 달러(약 95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외부에 빌려주고 확보한 현금으로 테라의 가치 복구에 나설 것”이라고 공지했다. 테라폼랩스는 테라의 담보물로 총 35억 달러(약 4조45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테라폼랩스가 가격 방어에 나서며 이날 오후 4시 기준 테라의 가격은 0.9달러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전날 60달러대에서 거래됐던 루나 가격은 30달러 초반에 머물고 있다. WSJ은 “테라폼랩스가 막대한 돈을 들여 테라의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매도 주문 대기 줄은 여전히 길다”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가치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10일 루나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코인원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루나와 테라에 대한 원화 입출금을 중단했다. 인출 시도가 폭주해 루나와 테라의 네트워크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10일(현지시간) 루나의 달러 출금을 일시 중지한 상태다.
루나의 폭락이 비트코인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가격 방어를 위해 보유한 비트코인을 대량 매각할 수 있어서다. WSJ은 “일부 거래자들이 테라폼랩스의 비트코인 매각을 예상하고 먼저 팔아치우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기에 스테이블 코인도 잘 나갔지만, 이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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