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됐다" 남행열차 오른 文..지지자들 '참 잘했어요' 손팻말
“저는 해방됐습니다. 저는 자유인이 됐습니다.”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을 환송하기 위해 서울역으로 몰려든 지지자들을 향해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걸 섭섭해 하지 말라”면서 한 말이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이 말에 환호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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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서울역에 모여든 文 지지자들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서울역 앞 계단 인근에는 약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문재인 공식 팬카페(문팬)’ 등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이 KTX에 탑승하기 전 그를 맞이하기 위해 일찍부터 모여 들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양산을 함께 쓰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이 “왜 줄을 서 있는 건가”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대통령(문재인)님 가시는 거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윤건영 국회의원실은 서울역 남측 계단 앞에서 인원 500명이 참가하는 문 전 대통령 환송 행사 집회를 신고했다.
문 전 대통령 지지자 상당수는 파란색 계통의 옷을 입고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 ‘참 잘했어요’, ‘170510(문 전 대통령 취임날)-220509(퇴임날)’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각각 들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꽃다발, ‘사랑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그림 등도 눈에 띄었다.
서울에 일정이 있어 부산에서부터 왔다고 한 30대 여성 김모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은 안 볼 것이다. 문 전 대통령 내려가는 모습만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노년 남성 지지자는 “문 전 대통령 배웅하려고 왔다. (임기 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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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대통령” 물었던 文…“훨훨 날겠다”
정오를 갓 넘기자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서울역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질렀다. 지지자들은 “이니(문재인)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외치며 문 전 대통령을 맞았다.
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화답한 뒤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며 “공식 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닌데 많은 시민들이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 줬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마지막 퇴근길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제가)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물었고, 지지자들은 “네”라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제) 반려동물들 돌보고, 농사를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 통도사에 자주 가며 차도 얻어 마실 것이다”며 “몸은 얽매이지 몰라도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말했다. 이런 문 전 대통령의 말에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문 전 대통령이 KTX에 탑승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향하자 지지자들은 휴대전화를 든 손을 들어 그의 뒷모습을 연신 사진으로 찍었다. 한 시민은 3m가량의 높이로 추정되는 ‘셀카봉’을 들고 뛰어 다녔다.
이런 와중에 서울역 인근에선 일부 시민들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욕설하며 소리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경찰의 제지로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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