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문회서 증인 임은정 감싼 민주 "5년 꼭 버텨주시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9일에 시작해 10일 새벽까지 진행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증인 신문(訊問)이었다. 증인 중엔 최근 검찰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도 있었는데, 더불어민주당 측이 그런 임 담당관에 대해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등 면죄부를 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앞서 임은정 담당관은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3월 4일 페이스북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관련 모해위증 의혹에 대해 ‘검찰 측 재소자 증인들을 입건해 기소하겠다고 보고하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이 불입건 의견을 갖고 있던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나흘 뒤 임 담당관의 글이 수사기관 내부의 비밀에 해당한다며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고,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6일 “고위공직자범죄 혐의가 발견돼 공수처법에 따라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25조 2항은 공수처 외 수사 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공수처와 달리 이 조항 내 ‘혐의 발견’ 부분을 ‘수사를 진행한 뒤 어느 정도 혐의를 확인한 경우’로 좁게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단독 처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할 목적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전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임 담당관에게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사건이 이첩됐던데 위로 말씀을 드린다. 많은 국민들이, 시민들이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간을 꼭 잘 버텨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임 담당관은 “아니 뭐”라며 “버티는 것은 뭐, 네”라고 답했다. 민 의원이 “중간에 그만두실 생각은 전혀 없으시죠”라고 묻자 임 담당관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무죄”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직의 비밀을 지키는 것보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다”고 임 담당관을 두둔했다. 임 담당관은 자신의 혐의에 관해 “(페이스북 글을 쓰기 전) 언론에 공개된 내용이고 그걸 공개한 것이라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나를) 조사했다면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갖다 드리면 되는데 이렇게 할 수 있나 황당하다. 검찰에서 (검수완박) 법안 등등 문제로 저한테 많이 노여워하는 건 알고 있어서 인간적으로는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하지만 법리적으론 무혐의 내지는 무죄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 담당관은 앞선 질의응답 과정에서 “재임 중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한동훈 후보자에 대해 윤 대통령 가족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윤 대통령의 가족이나 측근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회피하시겠죠, 못하실 테니까”라고 답하면서다. 임 담당관은 검찰권 견제를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인사 자문기구에 대해서도 “조직 논리와 충돌할 때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는 척하기 위해 쓰는 상투적 기법”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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