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교통 통제 불편".. 윤석열 '용산 집무실' 첫 날 주변 풍경

김종훈 2022. 5. 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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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주변 주민들, 집값 상승 기대감 드러내.. 일부 운전자·배달노동자, 항의 표시로 경적 울리기도

[김종훈, 권우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용산구 집무실로 들어가기 전 정문앞에 모여 있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함에 따라 '용산 집무실 시대'도 막을 올렸다. 이날 용산 집무실 주변에서 만난 주민 중엔 기대감을 표하는 이들도, 집무실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불가피해진 '교통통제' 등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스물다섯부터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서 60여 년을 살았다는 85세 할머니 김아무개씨는 "대통령이 노인정을 찾는다는데 추첨에서 제외돼 너무 속상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우리 노인정에서 회장님 포함해 여덟 명이 뽑혔는데 나는 뽑히질 못했다"라며 "대통령과 악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대통령이 용산에 오니 너무 좋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씨 말대로 이날 윤석열 신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에 참석한 후 서울 용산구로 이동, 낮 12시 20분께 집무실 인근 경로당 앞에 내렸다. 윤 대통령이 경로당 초입에 앉아있던 어르신들에게 다가가 "아이고, 동네에 이제 오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하자,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며 "용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기념사진을 찍은 뒤 경로당 바로 앞 놀이터로 이동, 미리 자리해 있던 국방부 직장어린이집 원생 20여 명에게 인사한 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이 미리 준비한 편지를 전달하자, 윤 대통령은 "고맙다. 어린이를 위해 열심히 일할게 할아버지가"라고 말했다.

태극기 흔들며 윤석열 부부 맞이한 용산구 주민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정문에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용산구 집무실 주변 한 공원에서 주민들을 만난 뒤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만난 윤 대통령 내외는 용산 집무실 입구까지 약 50m를 걸어서 이동했다. 태극기를 든 채 정문 바로 앞에 모여 있던 지지자 100여 명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태극기를 들고 선 용산구 주민 60대 정아무개씨는 "대통령이 온다고 맑은 하늘에 갑자기 무지개가 피어올랐다"면서 "얼마나 상서로운 일이냐"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집무실 인근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난 시민들은 한결같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삼각지 일대에서 1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만난 용산구 주민 대다수는 집무실 이전이 반가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하철 4호선 이촌역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P주상복합아파트에 사는 60대 주민 박아무개씨는 "당장 대통령 집무실 주변으로 공원이 더욱 커질 것이고 치안도 좋아지지 않겠냐"면서 "자연스레 동네 개발도 안정적으로 이뤄져 용산주민 모두에겐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용산구 이촌역 일대 부동산을 확인한 결과 한결같이 "기대감 때문에 기존에 내놓았던 매물도 회수하는 상태"라며 "집무실 이전 결정 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월세도 계속 뛰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아파트값 오름폭이 0.01%인 것과 비교하면 변동률이 컸다.
 
 고층아파트로 둘러싸인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가운데 왼쪽 건물).
ⓒ 권우성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새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될 서울 용산구 옛 국방부 청사가 막바지 준비로 한창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취임식 후 이 건물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경적 울리며 항의한 시민들

그러나 모두가 윤 대통령의 용산구 집무실 입주를 반긴 건 아니다. 용산구 삼각지 일대에서 출퇴근하는 일부 시민들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태원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대통령이 온다고 20분 이상 길을 막았다"면서 "앞으로 삼각지에서 이태원으로 향하는 이 길은 다녀선 안 될 것 같다. 집무실 이전 첫날부터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삼각지역 인근에서 만난 배달노동자 박아무개씨도 "당장 오늘(10일) 점심시간만 해도 윤 대통령이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건너온다고 도로를 통제해 일을 못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거 아니냐.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윤 대통령이 집무실 정문을 통과해 약 20분 만에 '차량통제'가 해제되자 오토바이와 차를 끌고 온 일부 운전자들이 집무실 앞을 통과할 때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 용산 집무실에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달 관저 리모델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용산으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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